[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LG전자(066570)가 생활가전 렌탈사업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중소·중견기업들이 주도하는 국내 렌탈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일부 제품군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인 LG전자가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오는 2020년에는 40조에 이르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6년 관련 시장 규모가 3조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8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중견·중소 가전업체들은 잇따라 렌탈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생활가전·용품 렌탈시장은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570만 계정을 보유한 국내 최대 렌탈 기업인 코웨이는 정수기 부문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이어 청호나이스,
쿠쿠전자(192400), SK매직 등이 총 렌탈 계정 수 100만개 내외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안마의자로 돌풍을 일으킨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렌탈 시장 점유율이 65%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가전업계 2위 LG전자가 렌탈사업 확대를 선언하면서 중소·중견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6일 LG전자는 "기존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안마의자에 이어 건조기와 전기레인지까지 렌탈 품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확고한 시장 지위를 구축한 일부 회사의 일부 품목은 당장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전국적인 유통망과 A/S망을 갖춘 대기업과 직접 경쟁하기는 버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공기청정기 렌탈 부문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며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 렌탈사업이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렌탈 품목 가운데 스타일러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의 경우는 모두 시장의 후발 주자에 불과하다"며 "기존 업체들이 아니라 오히려 LG전자가 시장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