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추가도발 위협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관계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이낙연 총리는 취임 후 첫 순방행사로 오는 22~26일 4박5일 간 그리스와 불가리아를 공식 방문한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지원위원회’ 회의에서 “아테네 방문 중 중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부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평창올림픽) 동참과, 평화로운 올림픽 개최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등을 부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을 한반도 긴장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은 정부와 정치권, 학계 곳곳에서 나오는 중이다. 과거에도 축구·탁구 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 교류가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로 있는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지난달 말 사견을 전제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중지하고 한미는 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일시적) 중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도 지난달 30일 베를린에서 열린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주최 통일정책 설명회에서 평창올림픽의 북한 선수단 참가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참여를 계속 논의하고 필요한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안이 현실화될 경우 남북 당국자 간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된다.
남북 간 대화통로가 완전히 닫힌 현 상황에서 그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는 전날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대사관과 북한 유엔대표부간의 채널이 없어졌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남북 당국자가 우연히 국제회의에서 마주치는 일 외에 평소 꾸준히 유지하는 채널이 없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북한과 3개 가량의 비공식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직후 열리는 패럴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IPC는 북한의 (패럴림픽) 참가를 희망하고 있고 한국 조직위원회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도 IPC에 참가 의향을 전한 상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페럴림픽 대회지원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