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사업 매각 승인

임시주총서 안건 통과…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완료

입력 : 2017-10-24 오후 3:02:1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일본 도시바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키로 최종 승인했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시바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판게아(Pangea)'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판게아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을 주축으로 한국의 SK하이닉스, 일본의 광학기기 제조업체 호야, 미국의 애플과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 한미일 연합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달 28일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약 2조엔(약 20조3000억원)으로, 도시바와 호야 등 일본 기업이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의 과반을 확보했다. 판게아에는 도시바 3505억엔, 베인캐피탈 2120억엔, 호야 270억엔, SK하이닉스 3950억엔, 미국 투자자(애플·킹스톤·시게이트·델) 4155억엔, 금융기관 및 은행 6000억엔 등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3950억엔(약 4조원) 중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 형태로 투자, 향후 도시바메모리 의결권 지분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2660억엔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LP(limited partner·펀드출자자) 형태로 투자된다. SK하이닉스는 각 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한 후 도시바가 동의할 경우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매각 계약에 따라 향후 10년간 의결권 15% 이상을 보유하지 못한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은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면서 한미일 연합 품에 안겼다. 당초 도시바는 지난 6월 매각 입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미·일 연합을 선정했으나, 계약조건 등을 이유로 7월 홍하이정밀공업 및 웨스턴디지털(WD) 등과도 협상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8월에는 WD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관측과 함께 원점에서 협상을 검토한다는 도시바의 입장이 나왔다. 9월에는 다시 한미일 연합이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면서 결국 최종 승자가 됐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5위인 SK하이닉스는 2위 도시바와 손잡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8.3%, 도시바 16.1% WD 15.8%, 마이크론 11.6%, SK하이닉스 10.6% 순이다. SK하이닉스 측은 “도시바메모리 지분 투자를 통해 성장성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시바는 상장 폐지 기준이 되는 2개 분기 연속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내년 3월 말까지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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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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