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조각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다음 달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본인과 딸에 대한 고액증여 논란과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것 같은 과거 저서 내용이 드러나면서 자칫 ‘국민 정서법’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인사청문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한 여권인사는 “지금까지 위법사항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만약 박성진 후보자에 이어 홍 후보자마저 낙마할 경우 청와대 검증라인 책임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내부의 조심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홍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인 홍 후보자는 19대 국회에서 당 을지로위 활동 등 경제적소수자 및 서민 보호에 힘썼다. 대기업 억제와 중소기업 활성화 관련 입법들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정치권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지난 2014년 장모로부터 8억4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부인과 함께 증여받았고, 2015년에는 부인과 초등학생 딸이 장모로부터 19억원 상당의 상가 일부를 증여받았다. 문제는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쪼개기 증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이다. 홍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부의 대물림을 비판하면서 상속세와 증여세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홍 후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장모님의 건강 악화로 재산을 정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절차에 따라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낸 뒤 딸이 증여받은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비춰 과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학벌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과거의 저술 활동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 후보자는 1998년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저서를 집필했다. 홍 후보자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홍 후보자는 이 책에서 “꼭 서울대에 가야 한다”며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세계의 천재와 경쟁해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일종의 비하로 인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자 측 관계자는 “과거 교수시절 책을 쓰면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일부 나간 것 같다. 비슷한 시기 논문에서는 보다 정제된 표현으로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를 비판했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진정성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