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정치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보수단체·기업체 금전 지원 매칭 사업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지난 25일 국정원에서 해당 사업과 관련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보수단체·기업체 매칭 사업에 관한 적폐청산 TF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 권력을 이용해 공·사기업을 압박해 특정 단체를 지원하고, 관제 데모 등으로 정치적인 입장이 다른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 점이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직권남용)이라고 판단해 원세훈 전 원장 등에 대해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5개 공기업의 좌파 단체 지원을 차단하고, 자체 선정한 27개 보수단체와 12개 인터넷 매체 쪽으로 기부와 광고를 돌려 달라고 요청해 오자 원 전 원장은 국내정보부서에 공기업의 보수단체 지원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보수단체는 국정감사 등으로 노출될 것을 우려해 공기업에서 지원을 꺼리는 만큼 국정원에서 좀 더 강하게 조정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후 2010년 매칭 대상이 기존 공기업에서 전국경제인연합과 대기업까지 확대되는 등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18개 보수단체와 17개 기업 간 매칭이 성사돼 약 32억원 규모의 지원이 추진 중이란 내용이 지휘부에 수시로 보고된 사실이 확인됐다. 2011년에는 공기업을 제외하고 7개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43개 보수단체와 전경련을 비롯한 18개 기업 간의 매칭으로 기부금 제공 또는 광고 발주 방식으로 약 36억원이 지원된다는 보고도 이뤄졌다.
국내정보부서는 2012년 2월 종북세력 척결 등 국가 정체성 확립과 국정 결실기 성공적인 마무리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41개 보수단체와 16개 인터넷 매체를 대상으로 약 50억원 규모의 매칭을 3월 이전 완료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후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해 후반기 주요 정치 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에 이어 12월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이 노출되면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자 급하게 사업을 종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