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황사철 주로 판매되며 대표적 계절가전으로 분류됐던 공기청정기가 사계절 가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세먼지 이슈로 공기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사계절에 걸쳐 팔리는 주요 환경가전 품목군에 자리잡았다. 이 시장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기청정기 업체들은 디자인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세먼지를 잡는 센서를 세분화하고, 필터를 다양화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
지난해 100만대 수준이었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올해 200만대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이 최근 3년간 연평균 10%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도 시장확대 폭이 큰 편이다. 봄철에 집중됐던 수요가 미세먼지 이슈로 사계절 내내 이어졌고,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까닭이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조사결과를 보면 한여름으로 불리는 7~8월이 속한 3분기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4%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8% 늘었다.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기청정기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는가 하면 마케팅 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석달 일찍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달에만 전년 대비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했고, 겨울철 수요도 꾸준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제품은 레이저 PM 1.0센서를 장착했다. 레이저 광원을 이용해 지름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입자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해 실내 공기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 초 내놓은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로 대응한다. 이 제품은 제품 상단 토출구에 있는 클린부스터가 깨끗한 공기를 강력한 바람으로 멀리까지 내보내 실내 공기 순환을 돕는다. LG전자의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 대비 1.5배 증가한 상황이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의 마케팅과 영업에 필요한 모든 메시지를 건강관리로 통합해 진행 중이다. 미세먼지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것이다.
국내 가전사뿐 아니라 해외업체들도 국내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 증가로 고가제품임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아이큐에어는 본사에서 제품 전량을 생산하는 점을 강조한다. 박테리아와 0.1㎛ 이하의 바이러스, 40여 종의 유해가스 등을 대부분 제거하는 성능도 지녔다. 스웨덴의 블루에어는 담배 연기, 미세 먼지, 매연 등 각종 공기오염원을 정화하는 공기청정기 성능을 나타내는 청정공기공급률(CADR)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이들은 100만~2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제품이지만 국내시장에서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가정에서 1개 이상의 공기청정기를 두는 경우도 늘어나는 등 생활가전 중에서 성장률이 높은 품목"이라며 "특화된 센서와 세분화된 필터의 채용으로 가격이 높아진 프리미엄 제품들의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