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매각을 추진중인
대우건설(047040)이 카타르 단교 조치로 인한 원가율 상승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매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저조한 실적에 주가 하락까지 이어지고 있어 시장의 분위기는 더 어둡다.
2일 대우건설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80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1138억원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3분기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3조310억원, 영업이익 2188억원이었다.
앞서 대우건설은 해외 프로젝트의 잠재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한 빅배스를 통해 지난해 4분기에만 732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후 대우건설은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갱신해 왔다.
영업이익은 1분기 2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었다. 2분기에는 2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1분기와 2분기 모두 견실한 실적을 낸 만큼 3분기에도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상반기 흐름 대비 부진한 이유는 지난 6월 발생한 카타르 단교 사태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조원 규모의 카타르고속도로 공사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진행률이 74.1%이다. 카타르 단교 조치의 영향으로 공기가 지연되면서 관련 손실이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카타르 단교 조치로 자재수급 등에 문제가 발생해 준공 원가가 많이 올랐다"며 "매각 이슈가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해 카타르 현장의 부정적 요인을 3분기 영업이익에 선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주택사업과 베트남 신도시 프로젝트 등의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807억원으로 연말까지는 대우건설의 올해 영업이익 목표액인 7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 가입은 어렵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3분기 신규수주는 2조8792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387억원)보다 8.3% 감소했다. 현재 수주잔고는 33조105억원으로 연매출 대비 3년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다수의 프로젝트 계약을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 수주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강점을 가진 주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 투자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해 기업가치를 꾸준히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우건설의 주가는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영업이익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전일(7340원)보다 6.81% 내린 6840원으로 마감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주가인 1만5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2조원대로 추산되는 몸값 부담 탓에 섣불리 인수전 참여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 등으로 대우건설 매각 추진은 또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달 13일 KD밸류제6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여주(지분율 50.75%)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달 13일까지 예비입찰 서류를 받고 내년 4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매매계약 체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의 매각가는 2조원대로 추산된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