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자유한국당은 3일 ‘1호 당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했다. 바른정당 탈당파를 받아들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되지만,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강경보수 진영 이탈이 현실화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박근혜 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단부단 반수기란’(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도리어 화를 당한다)이라는 ‘사기’ 구절을 인용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예고한 바 있다.
홍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이 이렇게 허물어진 것에 대해 우리 한국당 당원과 저는 철저하게 반성한다”며 “앞으로 깨끗하고 유능하고 책임지는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국민 여러분께 굳게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당초 홍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결정하려 했지만,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 등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당 대표가 직권으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 정당성이 부정되고 법적 분란만 남는다”면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이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결국 홍 대표는 대표직권으로 ‘평당원 박근혜’의 출당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 1997년 당시 한나라당(현 한국당)에 입당한 이래 20년 가까이 당의 상징이자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박 전 대통령은 한국당과의 긴 인연을 끊게됐다.
홍준표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논의하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