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전직 국장급 간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등)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익전략실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신 전 실장과 함께 반값 등록금 주장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의 방송 하차 또는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씨 비난 공작 등의 기획과 실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국익정보국장으로서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계 관계자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을 16일 오전부터 피의자로 조사하던 중 17일 오전 2시10분쯤 긴급체포했다.
신 전 실장은 소속 직원들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에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 승리를 위한 대책 수립 등을 기획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 전 단장은 이미 구속기소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전임자로서 사이버 정치글 게시 활동과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 데모, 시국 광고 등의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해 정치에 관여하고, 관련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원 상당을 지급해 국고손실을 가한 혐의다.
검찰은 이들 혐의의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가고, 국정원이 추가로 의뢰한 사건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16일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우리은행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 추 전 국장의 민간인·공무원 사찰 지시 등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상 수상 취소 청원과 관련한 적폐청산 TF의 조사 결과를 검찰 수사 자료로 지원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검찰은 7일 민 전 단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민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단 사이버팀과 연계된 외곽팀의 불법 정치관여 등에 대한 활동비 명목으로 외곽팀장에게 예산 총 52억5600만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 등이다. 검찰은 12일 공직선거법·국가정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전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 파트장 장모씨와 황모(여)씨를 구속기소하고,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전 회장 이모씨 등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의혹 혐의로 긴급체포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