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3일 검찰에 구속됐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안·이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이 전 비서관은 매달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국정원에서 다달이 돈을 받은 것 외에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가 지난해 4·13 총선 전 경선 등과 관련한 다수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후 국정원에서 받은 5억원으로 대금을 지급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지난달 31일 안·이 전 비서관을 체포하고, 조사 과정에서 상납받은 행위 등에 관한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달 1일 특정범죄가중법(뇌물수수·국고손실) 위반 혐의로 안·이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인치됐던 안·이 전 비서관은 이날 구속영장 발부 이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로 이감됐다.
안·이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 등이 청와대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국가 기밀과 관련된 문서를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 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는 등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만 7월12일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안·이 전 비서관을 비롯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자택과 관련 사무실, 청와대가 의뢰한 여론조사 수행업체 등 총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후 안·이 전 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조윤선 전 수석이 돈을 받은 과정에 관련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도 조사했다.
국정원은 이날 안·이 전 비서관 등이 받은 돈이 "특수공작사업비에서 사용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서훈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에 상납한 40억원이 판공비인지, 특수활동비인지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돈의 성격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뇌물수수’로 체포된 이재만(왼쪽)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대통령비서실 제2부속비서관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