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트럼프 방한 앞두고 '긴장'

과잉공급 해소되자 통상압력…반덤핑관세 등 압력 현실화

입력 : 2017-11-05 오후 4:14:45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철강업계가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중국발 과잉공급에 힘들었던 국내 철강업계가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압박이라는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과 8일 양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차례로 찾는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 때 북핵 문제 외에도 한미 FTA 등 경제 분야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은 FTA 개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 FTA 개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와 철강을 대표적인 무역 불균형 사례로 지목했다. 무역확장법 232조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다. 철강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결과는 올해 6월 말 나올 예정이었으나 보류됐다.
 
오는 7일과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6월말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때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 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철강업계는 FTA 개정이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은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 원칙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FTA가 개정되더라도 WTO 원칙에 의해 국내 철강사들의 대미 수출에는 무관세 원칙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이 이와 별개로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만큼 통상압박 수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5일 포스코를 비롯한 한국의 탄소·합금강 선재 수출업체에 10.01%의 반덤핑관세를 예비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3일에는 넥스틸이 생산하는 유정용강관에 46.37%의 반덤핑관세를 예비 부과하는 등 국내 철강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통상압박이 계속되면 중국의 철강 공급 완화에 반색했던 국내 철강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9월까지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596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글로벌 철강 과잉공급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국산 철강재 수출이 줄어들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반사이익을 봤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45조577억원, 영업이익 3조46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8.4%, 46.2% 늘었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4조869억원, 영업이익 1조4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7.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 소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 개정 영향은 제한적이나 반덤핑관세 등 다양한 형태의 통상압력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통상 방침을 엿볼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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