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최근들어 자산 유동화 전략에 집중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공격적인 신규 설비투자와 M&A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자회사이자 제약사업을 맡고 있던 CJ헬스케어의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다.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다음 달까지 실사 작업을 마무리한 뒤 내년 3월쯤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CJ헬스케어는 2014년 4월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가 분리돼 설립됐으며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CJ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5208억원, 순이익은 463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총계는 5018억원, 자본총계는 1842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CJ헬스케어의 지분가치가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매각이 마무리되면 CJ제일제당에겐 든든한 실탄 확보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M&A와 설비 투자로 지난해 순차입금이 5조6525억원에 달해 식품회사로서 안정성이 저하됐는데, CJ헬스케어 매각대금의 일부분을 차임금 상환으로 사용해 재무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J헬스케어 매각은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지속하기 위한 재원 마련의 행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재현 회장은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며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그 첫 테이프로 CJ제일제당은 9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와 향후에도 집행될 투자계획으로 인해 CJ제일제당의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자금조달의 우려가 최근까지도 지속돼왔다. 결국 유동성 자산 매각으로 돌파구를 찾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식품·소재 등에 9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선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식물성 고단백 소재업체인 브라질 셀렉타(Selecta)를 36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3월 국내 사료업체 코휘드(인수금액 350억원), 중국의 기능성 아미노산업체 하이더(360억원) ▲지난해 8월 미국 바이오벤처 메타볼릭스(112억원) ▲지난해 12월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170억원) ▲올해 4월 베트남 가공식품업체 민닷푸드(150억원) ▲올해 6월 러시아 냉동식품업체 라비올리(300억원)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1500억원에 이른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이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의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도 자산 유동화 전략과 무관치 않다. 당시 제일제당은 지분 매각을 통해 3600여억원의 재원을 조달했고, 업계 안팎에선 글로벌 기업 인수를 비롯한 주력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 자산 유동화 전략에 적극 나서는만큼 이와 병행해 해외를 거점으로한 글로벌 기업의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설비투자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게 주된 관측이다.
이를 통해 '식품'을 필두로, 미래성장동력인 '사료소재'와 '바이오'사업을 아우르는 삼각편대로 사업을 재정비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글로벌 기업 인수에 잇따라 나서며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며 "CJ제일제당의 핵심역량 강화와 미래성장에 무게를 둔 사업포트폴리오로 재정비하는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J제일제당 본사 사옥 전경이다. 사진/CJ제일제당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