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싣고, 내실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사업 역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건설사는 올해 연말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구성원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새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 금리인상, 입주폭탄, SOC(사회간접자본)예산 축소, 해외사업 불황 지속 등 내년 건설경기 악화가 예상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은 오는 12월25일부터 31일 사이 임원인사와 함께 후속 직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최대 화두였던 반포주공1(1, 2, 4주구) 등 강남권 재건축 사업을 독식하면서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국내 주택사업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해외사업 역시 녹록치 않으나, 지난 2~3년간 해외 부실사업을 어느 정도 정리한 상황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인 ‘GBC 프로젝트’를 현대건설이 맡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수현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의 파격인사나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산업은행 출신 송문선 부사장이 수장에 올랐다. 박창민 전 사장이 국내 주택사업부문을 강화하면서 단기간에 실적을 정상궤도로 올려놨고, 송 사장이 바통을 이어 대우건설 매각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매각절차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정기인사 역시 안정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대규모 인력감축과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서 조직 슬림화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직과 구성원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대적인 임직원 인사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림산업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 9월 김한기 국내 건설·주택부문 사장이 물러나면서 해외 플랜트부문을 담당했던 강영국 부사장 체제로 일원화됐다. 앞서 8월 대림산업은 갑작스럽게 임원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에 연말인사는 직원 대상으로 조용히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은 올 연말 임원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직원 인사는 내년 2월경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물산은 앞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번 주쯤 사장의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삼성물산 역시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최치훈 사장의 후임으로 김명수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유력하다는 시각이다. 또 삼성물산은 내년 초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대대적인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도 단행될 것이란 추측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지난 몇 년간 ‘안정’, ‘내실’, ‘관리’ 등의 키워드로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에 연말 인사 역시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면서 “또 당면한 과제가 시급하고, 많기 때문에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연말인사를 앞두고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춰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