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채용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중이던 이병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구속된 가운데 인사·조직문화혁신 TF의 혁신안 발표가 이르면 이번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혁신안에는 임원제재 근거 마련, 인사제도, 주식거래 제한 등 강도 높은 제재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 인사 조직문화 혁신TF의 혁신안 금융위원회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혁신안은 이르면 이번주 말,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조사 결과로 채용비리 사실이 밝혀지며 홍역을 치르고 있는 만큼 혁신안은 이에 대한 근절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금감원 혁신안은 먼저 금감원 인사팀이 면접장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도록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인사 전반에 관여하는 총무국장과 인사팀 직원들의 인사개입이 밝혀짐에 따른 조치다.
여기에 필기시험을 제외한 채용과정 전반은 외부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지적사항이었던 임직원 주식거래 또한 규제 대상에 올랐다. 한때 전면금지설까지 나왔지만, 개인재산권 침해 및 감시의 어려움, 다른 공공기관과의 차별성 등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금감원 내부 감사실이 전 직원들의 거래 명세를 감사하는 방안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부원장보 이상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퇴직금 몰수·직무정지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비리가 적발된 김수일 전 부원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음에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 제재 없이 사직서가 수리되고, 퇴직금을 받게 돼 이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절반만 지급하거나 아예 지급을 정지하는 방안인데, 공무원연금법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해 파면된 경우 또는 금품 향응 수수, 공금횡령 등으로 징계해임된 경우 퇴직금의 50%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재직 중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혐의를 받아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일 경우,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비리 임원의 직무정지시 업무추진비 사용을 제안하는 방안도 담긴다. 지난 4월7일 기소된 김 전 부원장이 같은 달 12일, 직무에서 배제되고도 5월까지 500여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정상적으로 사용해 문제가 됐다.
한편, 금감원 입장에서 나름의 강도 높은 혁신안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금감원의 임직원 행동강령이 2003년 제정된 후 사건이 수차례 터질 때마다 개정된데다가, 2011년·2014년에도 쇄신안이 발표됐지만 또다시 비리가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쇄신안, 혁신안 등을 발표하지만 그런 발표가 문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내용을 담겼는지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천하려는 금감원의 자세와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인사·조직문화혁신 TF의 쇄신안이 이르면 이번주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