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의 역점사업이자 창고형 할인점을 표방한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출범 7년을 맞은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3분기 트레이더스의 총 매출은 4104억원으로 전년비 25.3% 증가했다. 특히 신규 출점 효과 외에도 기존점 매출이 10.4% 성장한 부분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영업이익률도 3.6%로 3%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처음 매출 1조를 돌파한 트레이더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1185억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실적경신을 예약했다. 3분기 거둬들인 영업이익도 150억원으로 전년대비 28.0% 증가했다. 올해 누적 영업익은 406억원으로 61.3%나 급증했다. 지난 2010년 11월 1호점(구성점)을 오픈한 뒤 7년만에 거둔 성과다.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중이다. 할인점
이마트(139480)의 전년대비 월별 성장률이 1%대 전후로 침체된 상황에 속에도 트레이더스는 여전히 30% 전후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품을 대규모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의 특성이 소비 트랜드에 부합했고, 트레이더스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보다 싸고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창고형 할인점'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레이더스의 성장요인은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다. 상품 진열 등에 필요한 인력을 최소화하고 상품을 묶음 형태로 대용량 판매하면서 대형마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실제 트레이더스는 대용량이나 묶음 상품인 번들형 제품을 일반 할인점 대비 7~15%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트레이더스 출범 초기 문제로 지적됐던 이마트와의 상품 중복 비율도 대폭 낮췄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출범 초기 20% 가까웠던 이마트와의 상품 중복 비율이 현재 5% 수준까지 떨어지며 상품 차별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도 트레이더스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트레이더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나타내며, 트레이더스 조직을 기존 담당조직에서 본부조직으로 격상시켰다. 또한, 출범 초기부터 조직을 이끌어온 노재악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2010년 1호점을 오픈한 뒤 6년 만의 성과였다.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보다 21.9%나 늘어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트레이더스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점포 수도 12개까지 늘어났다.
트레이더스는 자유로운 구매와 결제, 신선식품 경쟁력을 앞세워 창고형 할인점 1위 코스트코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점포 수 면에선 코스트코 추월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만 스타필드 고양에 들어선 12번째 매장을 비롯해 이달 오픈 예정인 김포풍무점과 군포점까지 3곳을 추가 출점하면서 13곳의 매장을 보유한 코스트코를 앞지를 전망이다. 내년에도 위례, 목포남악, 여수웅천 등 3곳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 모두 할인점 이마트 출점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트 대신 트레이더스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트레이더스는 장기적으로 2023년까지 50개 매장을 연다는 계획도 이미 세워뒀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다양한 유통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가운데 기존 이마트의 점포 확대와 성장 정체로 고민인데 트레이더스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으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창고형 할인점을 표방하고 있어 경기 불황 변수에도 꾸준히 성장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내부 전경. 사진/이마트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