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윤필용 사건'에 연루됐다가 재심 청구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장교 유족에게 정부가 뒤늦게 지급한 급여 및 연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는 박모씨 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퇴역연금 등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박씨에게 2억4700만원 및 그 중 2억3250여만원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1450여만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망인이 제적된 때부터 망인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이 망인을 상속한 사실은 다툼이 없다"며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재심 절차에 따라 뒤늦게 지급된 보수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연손해금 채권은 망인에 대한 재심판결 확정일인 2015년 9월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민법에 따라 3년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이 사건은 2015년 12월 제기됐으며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나 이는 권리남용에 해당하고 피고는 스스로 소멸시효 기간 경과 이후에 원고들에게 퇴역연금을 지급했다. 이는 피고가 시효이익을 포기하고 원고들에 대한 채무를 승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망한 유씨는 모 언론사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1973년 3월 국군 보안사령부에 의해 체포돼 구속됐다. 이후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유씨는 군무를 피할 목적으로 직무를 이탈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유씨는 당연 제적됐고 1986년 사망했다.
유씨 배우자인 박모씨와 4명의 자녀는 2014년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돼 정부로부터 미지급 보수 원금 3100여만원과 미지급 퇴역연금 4억1000여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유씨 가족들은 망인과 박씨 등이 군인연금법 등에 따라 받아야 할 보수와 퇴역연금을 받지 못했으므로 정부는 재심 판결로 뒤늦게 지급된 보수 및 퇴역연금의 원금에 대한 본래 지급기일부터 실제 지급일까지의 지연손해금 중 실제 지급일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