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을 읽는 눈] 휴대폰주, 삼박자의 饗宴(향연)

입력 : 2008-03-29 오후 1:49:00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발 신용위기, 외국인 매도로 흉흉했던 우리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며 1700선을 다시 확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1월 급한 조정에도 선전했던 IT종목들이 있다. 물론 자동차나 금융주, 소재와 산업재 섹터의 주가 회복도 지수의 상승에는 큰 힘을 보탰지만 약세장에서도 지수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추세적인 반전을 보여준 종목을 꼽으라면 아마도 IT주를 뺴놓고는 얘기할 수가 없을 것이다.

IT의 분야는 상당히 넓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이번 IT종목군의 랠리를 선도했던 종목을 찬찬히 뜯어보면 90년대 이후 10년 이상 첨단산업의 총아였던 반도체를 뒤로 하고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관련주의 상승세가 가장 컸던 것을 알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강세는 중국 올림픽 특수와 디지털방송 전환 특수로 4분기부터 돌아섰던 만큼 이번 분기에도 그러한 상승세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핸드셋(휴대폰) 관련주들의 상승은 어떻게 봐야 할까?

종목별 시세를 먼저 살펴보면 LG전자를 필두로 삼성전자와 같은 핸드셋 업체들의 실적호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대형주 중 상당히 두드러진 주가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특히 블랙라벨폰, 샤인폰에 이어 뷰티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히트상품을 내논 LG전자의 경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휴대폰 산업에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어떤 이유로 휴대폰 종목이 지수 회복의 선봉장으로 나선 것일까?

그 이유를 하나하나 풀어보자.

첫번째로는 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탄탄한 신규수요다.

우리나라도 이미 2003년 3월에 가입자수가 3천만을 넘어섰고 현재 전 국민의 70%, 성인 기준으로는 90%이상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내수는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얼리어답터적인 특성 - 신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사용해 보고 싶은 마음 - 과 교체수요가 활발한데다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한 신규수요는 꾸준하게 발생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시장에서 히트폰을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브릭스를 비롯한 이머징마켓들의 수요는 탄탄하다 못해 경이적이다.

국내수요나 폭증하는 해외수요를 고려해 볼 때 한 때 성숙기에 진입했다던 휴대폰 산업은 아직 성장기임을 알 수 있다.

두번째는 이익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고가전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지금 휴대폰 수요가 급증하는 개발도상국이 원하는 것은 저가폰인데 울트라에디션을 중심으로 하는 고가폰, 프리미엄폰 전략을 고수한 삼성전자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주류였다.

그러나 인도나 러시아, 중국 등 인구가 많고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들이 초기에 저가 휴대폰을 많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점차 소득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폰에 대한 수요도 같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폰의 이익률이 저가폰일 수록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결국 프리미엄폰의 판매는 단순한 매출의 증가보다 판매하는 핸드셋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중국의 급증하는 명품 수요를 보라. LG전자의 프라다폰이나 삼성전자의 아르마니폰의 성장세도 쉽게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LG전자 기준으로 1분기 핸드셋 영업이익률이 최고수준인 9%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앞서 언급한 해외에서의 고가폰 수요증가와 맞물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이익이 호전되고 있고 양적, 질적으로 모두 성장하고 있는데 기관과 외국인들이 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마지막 요인은 통신환경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음성통화와 문자가 주류를 이루던 통신서비스가 와이브로와 통신방송 융합 등 신규서비스 출시가 줄을 잇고 있는 데다 무선통신의 발달로 HSDPA기술이 상용화 되면서 점차 이용할 수 있는 활용가치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단순한 통신수단을 뛰어넘어 또 2000년 초반에 잠시 반짝하던 PDA의 수준을 뛰어넘는 개인단말기 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재 디지털의 핵심은 퍼스날라이징에 있다. 점차 개인화되고 소형화되고 휴대화된 단말기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이때 통신기술의 발전과 방송과의 융합은 분명 휴대폰 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아직도 휴대폰은 환경변화에 따라 성장과 변모가 진행중이다. 또 지금은 3세대 영상통화가 주류인 듯 하지만 거의 4세대 통신서비스도 동시에 시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래가 밝다 하겠다.

또 주요 핸드셋업체가 터치스크린 폰 등 글로벌 트렌드를 빠르게 쫓아가며 더욱 디자인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결론적으로 국내외 탄탄한 수요와 고가폰 판매증대에 따른 이익의 양적, 질적 성장, 마지막으로 환경변화에 따른 기대감을 고려해 볼 때 가히 수급과 실적, 모멘텀이라는 3박자가 척척 맞는 잔치상을 벌리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휴대폰 관련주들의 갈길을 멀어보인다.
많이 올랐다는 측면에서 접근하다가는 시장의 중심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 법이니까..

전체 시장상황과 경기라고 하는 변수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현재 금융위기의 역류를 버텨내고 있는 든든한 주춧돌같은 존재라는 측면에서도 관련 종목군들은 주목해 보자.

다만 이익변화가 큰 부품주보단 셋트주와 디스플레이 종목이 좀 더 좋은 시장강도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상황이 녹녹치 않은 만큼 분기실적과 외국인, 기관들의 매매동향을 살피면서 진입시기와 강도를 조절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관련주]

핸드셋 완성품 - LG전자, 삼성전자
휴대폰 디스플레이 -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부품주 - 삼성전기, 유아이엘, KH바텍, 피앤텔, 모젬, 파워로직스, 인탑스, 엠텍비젼, EMW안테나, 엠텍비젼, 코아로직, 태양기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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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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