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과도한 피로가 쌓이거나 갑작스러운 자극을 받을 경우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생기곤 한다. 일상에서 쉽게 겪는 증상이고, 휴식으로 회복돼 대체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많다. 이 같은 '생리적 어지럼증'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심각한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83만5000여명이다.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어지럼증 유병률은 20~30%에 달한다. 60세 이상이라면 40%, 70세 이상이라면 50%의 인구에게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과 같이 귀의 문제로 인해 인체의 평형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말초 전정 신경계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이라 한다.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 뇌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중추신경계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기립성 저혈압, 심혈관계질환, 약물 등 내과적 질환에 의하거나 노인성, 심인성 어지럼증 등 매우 다양한 이유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정확한 원인의 파악과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어지럼증은 단순히 어지럽다는 말로 정의되진 않는다. 같은 어지럼증이어도 원인에 따라 겪게되는 증상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현훈증은 주변이 속도감을 갖고 빙빙 돌아가는 듯한 느낌 혹은 내 자신이 돌아가는 듯한 느낌의 어지럼증을 말한다. 흔히 놀이공원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를 탔을 때 느끼는 어지럼증과 유사하다. 현훈증을 겪는 환자들은 자세를 유지하거나 눈을 뜨기 어려워할 만큼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슥거림, 구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현훈증은 중추 신경계인 뇌나 말초 전정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행 실조증은 누워 있을 때나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어지럼증이 없으나 일어나 움직이거나 혹은 걸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환자들은 스펀지 위를 걷는 듯한 느낌, 혹은 발이 공중에 붕 떠서 다니는 느낌 등을 호소한다. 소뇌의 병변이나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변화를 동반하는 뇌질환, 말초신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 노인성 어지럼증 혹은 복합성균형장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의 파악과 그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다.
비특이성 어지럼증은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어지러우나 심한 회전성의 어지럼증이나 보행실조증과 비교 했을 때는 가장 증상이 가볍다고 할 수 있다. 비특이성 어지럼증은 매우 여러가지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심혈관계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나 심인성 원인에 의한 경우, 약물 유발성, 중추성 장애, 경도의 전정 신경장애 등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지럼증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겪고 있는 어지럼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어느 정도의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약물 치료는 환자의 어지럼증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처방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정성 편두통에 의한 어지럼증은 뇌간의 신경전달물질의 상태를 안정시키는 약물을 통해 어지럼증뿐만이 아니라 두통까지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처방이 가능한 만큼 전문의의 정확한 진료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단순한 어지럼증 억제 약물 등의 복용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석 정복 요법은 돌발성 현훈증이나 자세성 어지럼증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법이다. 이석의 위치가 어느 세반고리관에 있는지가 진단 되면 각 돌발성 현훈증의 세부 타입에 맞춰 시행함으로써 매우 즉각적이고 드라마틱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의사가 직접 체위변화를 통해 세반고리관내의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 놓는 방법인 만큼 환자가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정확하게 시행할 때 즉각적이고, 확실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우수한 치료법이다.
균형감각회복 치료는 만성적인 어지럼증에 매우 효과적임과 동시에 거의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균형장애의 원인이 되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훈련하고, 뇌를 자극함으로써 균형감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부장은 "어지럼증은 오늘 설명한 것과 같이 그 증상에 따라 매우 다양한 원인과 다양한 치료법을 동시에 갖고 있는 복잡한 질환"이라며 "뇌졸중, 심근경색, 부정맥 등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이 원인이 되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는 자신이 어떤 증상을 겪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한 후,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이 일상생활 속에서 과도한 피로나 갑작스런 자극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인체의 평형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혹은 다른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됐을 때 원인을 찾아 조속히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