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코스닥이 랠리에 시동을 걸자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정부의 중소벤처 육성 정책을 비롯한 호재가 겹치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코스닥 내에서도 대형 바이오업종 위주로 강세가 집중되는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액티브 중소형펀드로 321억원이 순유입됐다. 계절적 특성상 자금이 몰린 배당주 펀드(621억원)에 이어 액티브 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액티브주식 일반 펀드에서 738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도 상반된 흐름이다. 연초 이후 중소형펀드에서 1949억원이 순유출됐지만, 최근들어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
개별 펀드로는 액티브펀드 가운데 'NH-AmundiAllset성장중소형주증권투자신탁[주식]'(298억원)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신영마라톤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102억원),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 1(주식)'(51억원)에도 자금이 몰리면서 3개 펀드에만 450억원이 유입됐다.
이처럼 중소형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이유는 최근 코스닥 위주의 장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소벤처 활성화에 적극 나서는 데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을 10%까지 늘리는 등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내놓자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장세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코스닥은 지난 5일 1년 2개월여 만에 700선 고지를 밟은 이후에도 강한 반등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코스닥 상승에 힘입어 수익률에서도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일주일간 액티브 중소형펀드 수익률은 2.46%로 국내 주식형펀드 유형 가운데 액티브 섹터펀드(5.9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인덱스펀드 전체 수익률은 -0.04%에 그쳤고, 액티브 펀드 전체도 0.25% 수익률에 머무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섹터펀드 가운데 헬스케어 펀드의 상승폭이 컸다.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Pe'(9.35%),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F'(9.34%),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C-F'(9.21%)이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닥 강세가 제약바이오 업종에 집중된 부분이 반영됐다.
시장의 관심이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형주 위주의 펀드 매입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나 수급적으로 중소형주에 힘을 싣는 이슈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좋다는 전제 하에서는 대형주가 여전히 안전한 투자처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급등했던 종목들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로, 현재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직접투자 대신 펀드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은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한 만큼 대형주와 인덱스펀드를 위주로 하되 전략적으로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 일부 중소형주 펀드를 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스닥이 정부의 중소벤처 활성화 정책 등 호재로 급등하자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 후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