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16일 토론회를 열어 두 정당의 가장 큰 차이로 알려진 ‘안보정책’을 두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양당의 대북정책의 차이점 보다 공통점을 부각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국민통합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로운 시대의 외교안보 전략과 동서화합’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국민의당 의원 10명, 바른정당 의원 4명이 참석했다. 아울러 양당 정책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과 바른정책연구소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주제발표는 국민정책연구원장인 이태규 의원과 최홍재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이 각각 맡았다.
이 의원은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북핵 대응책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과 한미핵공유 협정 등을 꼽았다. 그는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는 문제가 있고 미국의 동의를 받기도 어렵다”며 “여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 유사시 미군 자동 개입 조항을 분명히 삽입하고 한미 간 핵공유 협정을 맺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햇볕정책의 찬반 여부를 떠나 어떤 정권이든 한반도 평화 유지와 관리, 남북관계 개선을 공통으로 추진해왔지, 적대적 정책을 취한 정부는 없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햇볕정책을 이해한다면 논란이 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당은 과거 김대중정부 시절 대북 유화책인 햇볕정책과 이명박·박근혜정부의 압박 일변도의 대북정책에서 각각 탈피하자는 맥락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햇볕정책이나 그동안 진보, 보수에서 했던 압박정책 모두 북핵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고, 이 의원은 “'진보정부가 유화적이고 보수정권은 강경하고'와 같은 이분법으로 나눠서 서로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주의 극복을 주제로 발표한 최홍재 부소장은 “구보수가 탄핵되고 정치적 변방 세력이 되면서 지역주의를 극복할 중대한 기회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도개혁 보수정당을 분명히 확립해야 한다”며 “수도권은 지역주의 극복 동력이 강하게 형성되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쳐 정책정당 모습을 부각하면 (지역주의 극복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산업화가 독재라는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혁혁한 공로도 부인할 수 없다”며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묵은 갈등을 뛰어넘어 실용적인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하 의원도 “지역정치와 패권을 청산하기 위한 양당 간 선거연대의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 당 대표에게는 제가 말하겠다. 국민의당도 이 부분을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연대 필요성을 적극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관계 설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양측 통합 논의가 좀 더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내 호남 인사들은 정책연대를 넘어선 통합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양당 간 연대·통합 논의에 대해 “정책연합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게 딱 ‘둘이 하겠다’는 것은, 명분상에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언주(가운데)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