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여행업계 빅2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사업 승인으로 웃었던 하나투어는 개인정보유출, 대리점주 횡령, 사내 간부 성희롱 서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면 모두투어는 면세점 탈락 아픔을 딛고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669억원, 영업이익 99억원, 순이익 4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매출은 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 순이익은 31.7% 줄었다. 모두투어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27억원, 영업이익 81억원, 순이익 63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나투어는 모두투어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도 당기순이익은 외려 18억원이 적다.
하나투어는 면세점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여행으로 올린 수익을 면세점사업이 빼앗았다. 올해 상반기 면세점사업 매출은 476억원인데 영업 손실은 177억원이다. 순이익은 204억원 적자다. 3분기 기준 여행 알선 등 여행 부문 영업이익으로 463억원을 벌었는데, 면세점 운영 적자로 이 부문 영업손실 1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하나투어는 SM면세점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천공항 지점은 손익분기점 정도로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시내면세점인 인사동 지점이 적자를 내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실적 개선을 위한 영업비용 줄이기에 돌입했다. 7층으로 문을 열었던 인사동 면세점은 현재 4층으로 축소 운영 중이고, 2개 층으로 축소 운영 확대를 검토 중이다.
하나투어는 다만 면세점사업 축소가 아닌 확장을 꾀하고 있다. 면세점사업을 향후 사업다각화를 위한 교두보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여행에 집중돼 있는 사업 영역을 면세점사업으로 확대해 국내·외 경제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분담한다는 그림이다. 면세점 특허 기간이 최대 10년으로 긴 점도 면세점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다. 지난 4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DF4구역의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하나투어는 내년 1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최근 한중 정삼 회담 등으로 냉각기에서 벗어난 양국 관계는 시내 면세점 사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동남아 관광객 비중을 늘린다고 해도 중국 관광객은 여전히 빅 마켓이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내부 악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대리점주 횡령 사건, 고위 간부 임원의 성희롱 사건이 최근 두 달 사이에 일어났다. 하나투어 측은 "고객 피해 보상을 위해 최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발빠르게 대응했다. 성희롱 사실을 확인한 고위 간부에 대해서도 즉각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며 파문 확산을 막았다.
하나투어가 내외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여행업계 2위 모두투어는 비교적 무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모두투어가 면세점 탈락으로 눈물을 흘렸었는데 지금은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면세점사업권 탈락으로 모두투어는 호텔과 여행에 집중하는 형국이 됐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사업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