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동부대우전자 새 주인에 대한 윤곽이 이달 말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달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예비실사를 한데 이어 이달 말쯤 본입찰을 거치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매각 절차가 막바지로 치닫는 양상이지만 회사 내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파악된다. 동부대우전자는 강점인 해외 영업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담담하게 매각 절차를 지켜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달 말쯤 인수 적격 후보를 상대로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수 유력 후보는 국내 기업인 대유그룹의 대유위니아, 중국 메이디, 터키 베스텔이다.
업계는 FI들의 기대 수익을 충족하고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자금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FI들은 지난 2013년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2726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1346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공동 인수 과정에서 내년까지 기업공개,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 등이 조건으로 달렸지만 동부그룹이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투자 대비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FI들은 4년 이상의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길 원한다.
동부대우전자의 강점은 해외 지사와 법인, 공장 등 40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영업력이다. 매출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수출 가운데 중남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다. 회사는 매각 절차가 한창 진행 중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해외 시장을 뚫고 있다. 지난달에만 필리핀과 튀니지 시장에 신규로 진출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 하루 동안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 3만2000대를 판매 시작 17시간 만에 모두 팔았다. 해외에서 ‘대우’라는 브랜드 파워와 네트워크는 여전히 통하고 있는 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약점 또한 분명하다. 영업이익률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2015년 매출 1조5732억원에 영업이익 109억원으로 0.7%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1조5421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1%로 떨어졌다. 가전업계는 제품을 100원에 팔아 4원 남기는 '영업이익률 4%' 달성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동부대우전자의 영업이익률은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영업이익률이 낮거나 줄어든다는 것은 기존 사업군의 경쟁이 심화되거나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팔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진행 중인 신사업이 아직 성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편 동부대우전자 내부에서는 튼튼한 경영권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이 있는 업체가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대우일렉트로닉스 사례에서 겪었던 잇단 매각 실패는 최악의 수로 평가된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