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인텔을 제치고 사상 첫 세계 1위에 오를 것이 전망됐다. 지난 1993년 이후 부동의 반도체 1위였던 '황제' 인텔은 24년 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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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 65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15%로 1위를 차지할 것이 관측됐다. 지난해 매출 443억달러와 비교하면 1년 새 200억달러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매출 증대는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올해 610억달러 매출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13.9%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보다 46억달러 적은 금액이다. 인텔은 1993년 9.2%의 점유율로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른 이래 지난해(15.6%)까지 지속 선두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24년 만에 왕좌를 빼앗기게 됐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인텔의 매출은 삼성보다 40%나 많았다"며 "겨우 1년여 만에 우위가 사라졌다"는 데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1993년 반도체 부문 매출이 31억달러에 그치며 인텔(76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당시 시장점유율은 3.8%로 인텔(9.2%)과는 5.4%포인트 차이났다. 하지만 2000년 4.8%, 2006년 7.3%, 2016년 12.1%, 2017년 15% 등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투자에 박차를 가하며 굳히기 중이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시설투자 규모는 총 908억달러로 추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금액인 260억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전체 투자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부문별로는 3D 낸드플래시가 140억달러, D램·파운드리가 각각 70억달러, 50억달러로 추산됐다. 현재 평택캠퍼스 V낸드플래시 및 화성캠퍼스의 파운드리 미세화 공정 라인 증설 이외에 D램 투자도 진행 중이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는 메모리 업계에서 입지 강화를 노리는 중국 업체들의 기를 꺾어 놓으면서 삼성전자 등이 주도하는 시장구도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3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인텔 등이 투자를 늘려 과잉설비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