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울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최병호 기자] 4대그룹 중 SK와 LG의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투자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데다, 포트폴리오도 안정적으로 짜였다. 반면 삼성은 주력인 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됐다. 현대차는 아예 총체적 부진에 빠졌다.
21일 <뉴스토마토>가 4대그룹 상장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와 대비해 SK와 LG의 성장세가 확연했다. 주력 계열사들이 골고루 힘을 내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견실함을 입증했다. SK는 3분기 누적 기준, 상장사 17곳의 영업이익 합계가 18조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9% 늘었다. 3분기만 보면 성장곡선이 더욱 가팔랐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156.2%나 됐다. SK하이닉스가 그룹 주축으로 올라섰으며, SK이노베이션도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이며 안방마님의 위용을 보였다. SK텔레콤도 비교적 선방해 안정된 3각 틀을 형성하고 있다.
LG도 실적이 반듯했다. 상장 계열사 11곳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0조4554억원으로, 주력 계열사인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전자 모두 2조원대 이익을 벌어들였다. 3분기에는 전체 상장사 모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서브원과 LG CNS 등 비상장 자회사들도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그룹 전체에 훈풍이 분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독주를 털지 못한 모습이다. 상장사 16곳의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43조85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3% 증가했지만, 이중 87.8%가 삼성전자 몫이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 릴레이 중이지만, 조선·건설 등 구조조정 계열사들의 부담이 존재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삼성중공업도 3분기 실적이 다시 급락했다. 주된 이익 원천인 반도체 업황 반전에 대한 우려는 삼성전자마저 괴롭힌다.
현대차는 도미노 부진에 빠졌다. 자동차 수직계열 구조가 부메랑이 되면서 연쇄부진이 두드러진다. 상장사 11곳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조5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했다. 3분기엔 -31.4%로 감소폭이 커졌다. 기아차가 427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계열사들의 부진도 더해졌다. 현대차는 내수 판매량이 늘면서 3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됐으나,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영·최병호 기자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