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게임빌(063080)은 국내에서 컴투스와 함께 대표 모바일 게임주로 꼽히고 있다. 피쳐폰부터 시작해 현재의 스마트폰까지 모바일 게임만 개발했다. 컴투스와 함께 높은 주가 상승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상위권까지 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아쉬움이 크다. 흥행하는 신작이 없다보니 실적도 부진하다. 최근에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대작’을 개발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나 넷마블게임즈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즉, 흥행하는 신작이 필요한 곳이 게임빌이다.
2000년 1월 설립된 게임빌은 모바일 게임이 낯설던 피쳐폰 시절 ‘놈’, ‘물가에 돌 튕기기’, ‘제노니아 시리즈’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후에도 ‘별이되어라’, ‘MLB 퍼펙트 이닝’,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 등의 국내·외 히트작을 내놨다.
2014년과 2015년은 게임빌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해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컴투스 인수가 있었다. 2013년 10월 게임빌은 컴투스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에는 우려가 많았다. 외형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시너지 측면에서는 지켜봐야 된다는 분석이었다. 우려를 증명하듯 2013년 10월 초 6만원이었던 게임빌의 주가는 12월 4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주가가 반등에 들어갔다. 1월2일 4만4800원이었던 주가는 4월 7만원을 기록했으며 7월에는 10만원을 돌파했다. 12월에는 17만원을 찍기도 했다. 거침없는 상승이었다.
컴투스가 개발한 ‘서머너즈워’의 인기와 함께 게임빌이 내놓은 게임들의 흥행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2014년 2월 출시된 ‘별이되어라’를 비롯해 7월에 나온 ‘크리티카’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상승을 이끌었다. 2012년 연결기준 700억원이었던 게임빌의 매출은 2014년 1449억원으로 뛰었다. 다만 수익성은 부진했다. 24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퍼블리싱이나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2014년 급등했던 게임빌의 주가는 2015년 1분기를 끝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2015년 2월 17만원이던 주가는 그해 5월 10만원대로 밀리는 등 힘을 쓰지 못했다. 다음해인 2016년 10월 5만원대로 떨어진데 이어 같은 해 12월 4만원대로 추락했다.
2015년 연결기준 152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작년 1614억원으로 6.0%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5년 32억원에서 2016년 42억원으로 32.09% 증가했으나 2014년의 113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올해는 달라졌다. 주가는 작년 말 대비 60% 넘게 상승했다. 중소형 게임주들의 주가 하락이 그동안 과도했다는 분석과 함께 넷마블 상장 및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게임빌의 실적 자체는 부진하다. 출시된 신작이 많지 않은데다 크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8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전환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신규 게임의 성과가 거의 없는 가운데 최근 기대했던 아키에이 비긴즈도 부진하다”며 “최근에는 별이되어라, 크리티카의 매출 하락폭마저 커지면서 분기 실적은 2016년 3분기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는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신작들의 출시다. 회사는 올해 4분기 ‘아키에이지 비긴즈’를 출시했다. 또 내년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열블러드’를 비롯해 ‘탈리온’ 등의 신작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증권가는 신작의 성공여부가 주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안재민 연구원은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신규 게임이 성공할 경우 실적 레버리지 및 주가 상승세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로열블러드 성공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매출액은 1840억원, 영업이익은 14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신작 게임 출시에 따라 전체 매출이 상승할 전망인데 로열블러드와 탈리온의 기여가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신작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빌은 내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게임빌 본사 1층에 있는 라운지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