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 견제에 나섰다. 오는 24일 국내 출시 예정인 아이폰X이 사전 예약판매 완판 행진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자 예봉 꺾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갤럭시S8·노트8, V30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수험생 프로모션 등 마케팅 강화를 통해 아이폰X 열기 차단에 돌입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 사진/삼성전자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7일부터 아이폰X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당초 아이폰X은 출고가가 136만700원(64GB)~155만7600원(256GB)에 이르자, 기존 아이폰 시리즈보다 성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사전 예약판매 직후 준비된 초도물량 10만여대가 순식간에 매진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SK텔레콤은 17일 1~2차 예약판매에서 각각 3분, 1분50초 만에 준비했던 물량을 다 팔았으며 18일에는 예정에 없던 3차 예약판매를 진행, 17분 만에 매진됐다. 추가 물량을 확보해 진행된 22일 4차 예약판매에서도 7분30초 만에 완판됐다. KT도 사전 예약판매 첫날 5분 만에 2만대 이상 예약됐고, LG유플러스 역시 초반 10분간 예약량이 아이폰8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폰X의 심상치 않은 열기에 삼성전자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1일부터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갤럭시노트8' 또는 '갤럭시S8'을 구매해 한 달간 사용해 볼 수 있는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애플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으로, 참가비 5만원을 내고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한 달간 사용한 후 계속 사용할 지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갤럭시의 차별화된 가치를 직접 경험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28일에는 갤럭시S8 버건디 레드 모델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한다. 수능 수험생을 위한 경품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다음달 31일까지 갤럭시노트8, 갤럭시S8 시리즈를 새로 구매한 19∼21세 고객에게는 AKG 블루투스 스피커(1만5000명), 삼성 뮤직 무제한 전곡 듣기 3개월 이용권(6000명)을 1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LG전자도 'V30' 마케팅을 강화하며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LG전자는 V30으로 촬영한 트롬 스타일러 TV 광고,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등을 공개하며 V30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또 V30을 구입한 수험생 선착순 5000명에게 구글의 최신 VR기기 '데이드림 뷰'를 증정하고, 30일까지 구입고객 중 추첨을 통해 80명을 걸그룹 트와이스 팬사인회에 초대한다. LG전자 관계자는 "V30 구매고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