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 27일 압축 후보군 결정

홍재형 전 부총리, 벌금형 선고 '부담'…신상훈vs김창록 각축

입력 : 2017-11-26 오후 1:45:1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관료 출신의 김창록(69) 전 산업은행 총재와 민간 은행 출신의 신상훈(70) 전 신한(005450)금융지주 사장 2파전으로 경합이 벌어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2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2~3명으로 압축된 은행연합회장 후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사회는 이달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씨티·SC제일·기업·부산·산업은행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각 은행장들은 연합회장 후보자군을 결정하게 되며, 29일 차기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연합회장 후보는 차기 이사회에서 정한 후 회원은행 22곳의 대표들이 총회에서 추대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압축 후보군은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에서 추천된 후보자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기업은행, 씨티은행, 우리은행장들이 추천한 인사 가운데 결정된다.
 
후보군에는 신상훈 전 사장과 김창록 전 총재, 홍재형 전 부총리를 비롯해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이장호 전 BS금융회장(현 BNK금융지주(138930)), 김태영 전 농협은행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행장과 민 전 행장은 연합회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세는 김 전 총재와 신 전 사장의 각축전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의 경우 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지만 엘시티 사태에 연루돼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고, 홍 전 부총리 또한 벌금형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던 홍 전 부총리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청주지역 시·도의원 등에게 회비를 받아 ‘청주상당 민주희망포럼’ 사무실을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최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홍 전 부총리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은행연합회는 후보군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금융권 올드보이 귀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판결이 내려진 점은 발목을 잡는다. 또 1938년생으로 80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민간 출신의 유력후보인 신 전 사장과 관료 출신의 김 전 총재의 경합이 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전라북도 군산 출신의 신 전 사장은 1967년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한 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합류한 정통 금융맨이다.
 
그는 신한은행 상무와 제9대 신한은행장, 제5대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다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의 갈등으로 불거진 ‘신한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올 초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복귀했다.
 
경남 창녕 출신의 김 전 산업은행 총재는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등을 거친 인물로, 참여정부시절인 2004년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2005년 제33대 한국산업은행 총재를 맡았다. 아울러 참여정부 핵심 경제 참모였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산고 동기다.
 
차기 연합회장 후보가 단독후보로 추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기 이사회에서 단독후보가 추천된 전례가 있는데다 하 회장의 임기가 30일까지라는 점에서 여러 차례 재논의를 거치기엔 시기가 촉박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각각 추천하기 때문에 한사람으로 좁혀지면 (단독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김창록 전 산은 총재. 사진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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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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