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위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적격성 문제를 인지하고도 방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찬대(더불어민주당)의원은 27일 "삼성생명의 최대주주 이건희 회장의 ‘금융회사 최대주주 적격성’에 법률상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를 심사해야하는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시정할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19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 접수기간 중 해외은닉계좌를 자진신고했으며 해외은닉계좌의 조성 및 유지와 관련해 ‘조세포탈, 외국환거래 신고 의무 위반’ 등 ‘조세범처벌 법’과 금융 관련 법령 위반을 사실상 시인했다.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제도란 과거 신고하지 않은 국제거래 및 국외 소득과 해외 소재 재산을 국세청에 자진신고하면 신고의무 위반과 세금 미납에 대해 처벌(일부 가산세, 과태료, 명단공개)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신고의무 위반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조세포탈, 외국환 거래 신고의무 위반, 국외로의 재산도피 등 다른 법률 위반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 최대한 형사관용으로 이를 ‘자수’로 간주하고 있다.
문제는 이후 금융위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이자 최다출자자인 이 회장의 자수에 따른 ‘최대주주 적격성 요건 불충족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회사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에 대해 2년 주기로 또는 금융회사의 보고가 있는 경우 수시로, 당해 최다출자자가 변경승인요건 중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및 금융과 관련된 법령 위반에 따라 ‘적격성 유지조건’을 심사해야 한다.
박 의원은 이 회장의 금융 관련 법의 위반 사실 자수에 따라 에 금융사지배구조법상 최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은닉계좌 자진신고제도의 특성상 제공된 자진신고로 인한 ‘자수’는 검찰 기소 시 구형량 경감조치 사항에 해당되는 것으로 형사상 면책과 다르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조세범처벌법과 금융 관련 법률을 위반한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금융위는 즉각 관련 법령과 감독규정에 따라 삼성생명에 대해 경영건전성 유지를 위한 계획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향후 형이 확정될 경우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중 10% 이상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