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보폭 맞춘 신동빈의 '신북방·남방정책'

롯데, 러시아·인니·베트남 등 무대 M&A·대규모 투자 시동

입력 : 2017-12-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에 보폭을 맞추려 애쓰고 있다. 이는 해외 신시장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와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정부가 미국과 중국에 너무 의존돼 있는 경제구조를 극동·유라시아지역과 동남아 등으로 다변화시키겠다는 전략을 강조함에 따라, 사드보복에 신음했던 신 회장의 영토확장도 시장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러시아 극동지역에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롯데의 '신북방정책'을 본격화 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일 롯데그룹은 현대중공업(009540)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현대호텔과 농장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865억원 수준이다. 호텔롯데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인 현대호텔(블라디보스토크 비즈니스센터)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호텔을 운영하며 러시아 내 유명 호텔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 호텔롯데는 이번 인수를 통해 러시아 내에서도 극동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롯데상사도 연해주 지역에서 서울시 면적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약 9917만㎡(3000만평) 규모의 토지경작권과 영농법인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래 식량자원 확보와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던 롯데상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과 가까운 연해주 지역에 영농사업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러시아 수산사업 등 유관사업 기회 역시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회장이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신남방정책'은 '동남아'를 겨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미 지난달 인도에 5년간 최대 50억달러를 투자해 소매업, 식품가공업, 부동산업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 시장에 진출한 롯데는 최근 해외 전체 매출 중 동남아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동남아 시장 매출은 5조9870억원을 기록하면서 해외시장 전체 매출 11조6000억원의 51.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의 동남아 매출 비중이 전체 해외 매출의 5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2년 대비 롯데의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미얀마) 매출도 약 21% 급신장했다. 롯데는 젊은층 인구 비중이 높아 성장 여력이 큰 동남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해당 지역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다.
 
신 회장 역시 재판 등으로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동남아 국가의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사업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2박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협력사 및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제휴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8일엔 신동빈 회장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을 만나 양국 사업 현안 및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약 12억달러를 투자해 유통, 화학, 관광 등 12개 계열사까지 진출시키고 있다.
 
한-인도네시아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이기도 한 신동빈 회장은 "최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주요 투자처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의 재판 등 악재를 겪고 있는만큼 롯데그룹은 정부 정책에 최대한 스탠스를 맞추겠다는 입장일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롯데의 사업기조와 정부정책이 맞물려 해외시장 투자가 정부의 청사진과도 맞아떨어지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과 면담을 가진 뒤 기념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롯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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