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사모펀드 IMM PE는 지난 2015년에 인수한 태림포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태림포장 매각의 적기라고 판단해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유력 인수 후보는 CJ와 동원그룹 2곳이다. 이외 대기업 계열 제지사도 뒤늦게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의계약을 통해 이들 중 한 곳과 이르면 이번주내 가격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태림포장 그룹은 현재 9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다. 이중 골판지 관련 계열사는 태림페이퍼(구 동일제지), 월산페이퍼, 동원페이퍼 등 원지사 3개와 태림포장, 태림판지 등 원단·상자제조사 2개 등 총 5개다.
당초 매각 대상은 이 5곳 중 수도권 지역 내 제지사 및 판지·상자제조사 두 곳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분리 매각이 이뤄질 경우 나머지 계열사들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 내 매각 대상 기업은 이미 서류상으로 실사를 마친 상태다.
이번 매각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태림포장은 2년 반만에 새주인을 맞게 된다. 태림포장의 원단·상자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23%로 업계 내 1위다. 태림포장을 통째로 인수할 경우 앞서 거론되고 있는 CJ와 동원 두 기업은 각각의 상자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규모가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얘기다. 더욱이 골판지상자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다는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골판지상자는 지난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올 9월에 제도가 만료됐지만 법제화가 결정되는 시점까지 일몰기간이 연장된 상태다. 권고사항에는 대기업의 신규진입이 자제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다보니 이번 인수과정 역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적합업종제도를 통해 대기업의 시장 잠식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상자시장을 침범하는 데 대한 비판여론은 부담이다.
한편, 태림포장은 지난 40년간 업력을 이어오다가 지난 2015년 5월 IMM PE에 매각됐다. 창업주인 정동섭 전 회장은 2대로 경영권 승계하는 대신 매각을 선택했다.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분쟁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매각 당시 태림포장그룹은 상장사인 태림포장과 동일제지와 함께 태성산업, 월산, 비코, 동림로지스틱스, 동원제지 등 비상장 자회사 5곳을 포함해 총 7곳을 3500억원에 통째로 IMM PE에 넘겼다. IMM PE는 인수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김영식 전 무림오피스웨이 대표를 영입했으며, 골판지사업과 관련 없는 골프장, 투자컨설팅 등 계열사를 처분하면서 16개 계열사를 9곳으로 정리했다. 이후 태림포장에 계열사의 포장재(원단·상자) 사업 모두를 인수시켰으며, 이로써 그룹 내 골판지 사업을 제지(페이퍼)부문과 포장재 부문으로 단순화했다. 현재 연 매출 1조원 가량으로, 두 사업 부문이 각각 절반 가량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