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차기 행장 선임을 속속 마무리하면서 은행권의 관심이 향후 이뤄질 후속 인사로 쏠리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은행의 부행장 가운데 총 29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된다. 이는 전체 36명 중 80.6%에 달하는 규모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은행장 자리에 오른 허인 행장을 제외하고 이홍·허정수·오평섭 부행장 등 7명 모두의 임기가 오는 31일 만료된다. 허 행장 선임으로 공석이 된 영업그룹 부행장 자리까지 감안하면 모두 8명의 자리가 비는 셈이다.
우리은행 역시 부행장급 대부분의 임기가 이달 마무리된다. 우선 최정훈 부행장의 임기가 지난 3일 만료된 가운데 정원재 부문장을 비롯해 조재현·김선규·신현석 부행장 8명의 임기가 오는 8일 종료된다. 손태승 차기 행장 내정자의 기존 자리인 글로벌부문장까지 감안 시 10명의 공석이 생긴다. 우리은행 부행장급 중에서 내년 12월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정원재 영업지원부문장이 유일하다.
부행장급 가운데 대다수의 임기가 곧 만료되지만 최근 선임된 손 행장 내정자가 직접 인사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현재 직을 유지하게 된다.
총 15명의 부행장이 근무하고 있는 신한은행에서는 9명이 교체 대상에 오른다. 서현주 부행장을 비롯해 왕태욱·최병화·권재중 부행장 등이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유제봉·장경훈·정정희·한준성 부행장 4명 모두 임기가 31일 만료된다.
상당수 시중은행 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만료되는 데다 각 은행장들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임원 인사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각 행장들은 저마다 연공서열, 계파와 상관없이 성과 중심의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재풀(Pool)을 구성해 성과지표(KPI)를 보고 품성 평가 등을 하려 한다"며 "공평한 인사,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출신 은행(상업·한일)보다는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위성호 행장이 취임 이후 직접 실시하는 첫 임원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행장 자리에 오른 위 행장은 취임 이후 별도의 임원 인사를 실시하지 않고 조직을 이끌어왔다.
일각에서는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 회장 및 신한은행장 교체를 앞두고 있었던 지난해 말 임원 인사 당시에는 2명의 부행장만 교체해 '안정'을 택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대폭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한동안 굳건히 지켜왔던 '리딩뱅크' 자리를 최근 경쟁 은행에 내준 만큼 쇄신 차원에서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달 말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인 국민은행의 경우 '나이'가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허인 신임 행장이 1961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만큼 임원진 역시 젊어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현재 국민은행 부행장 중 허 행장보다 젊은 임원은 박정림 부행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공서열보다는 실력과 성과중심의 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라며 "연말에 발표될 예정인 인사 결과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당수 은행들이 디지털 강화를 내년 경영전략으로 꼽는 등 경영환경 변화와 맞물려 각 은행별 이슈로 임원 인사폭이 예년보다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