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한국전력의 원전사업 인수가 두산중공업 수혜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한국전력은 지난 6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뉴젠(NuGen)의 대주주 일본 도시바의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도시바와 협상을 통해 뉴젠의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게 됐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차세대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21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도시바와 지분인수를 위해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의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백운규(오른쪽에서 2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영국의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그렉 클라크(왼쪽에서 2번째)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과 한·영 원전협력 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한전은 국내 원전업계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원자로 모델 APR 1400(1400㎿급)을 건설할 계획이다. APR 1400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다. 최종 협의가 마무리돼 수출이 결정되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번째 한국형 원전 수출이다.
한전이 영국 원전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형 원자로의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도 해외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초 10조6000억원의 수주목표를 세웠으나, 최근 이를 8조2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일부 프로젝트의 발주 일정 지연 등이 맞물린 결과다.
공론화를 거친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재개됐지만, 정부의 신규 원전 백지화 방침은 확고하다. 두산중공업이 국내 원전 관련 사업에서 신규 수주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정부가 원전 수출 지원을 강조하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영국을 방문해 원전 수주 의지를 드러내면서 수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원전 수주는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내 원전업계도 수출 기대감이 크다"며 "한국형 원전 수출을 통해 수출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