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은행업계의 2차정규직들이 승진, 인사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상 정규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정규직 대우를 받지 못해 임금·업무적 차별도 받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심상정(정의당)의원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 산업 내 2차정규직 노동실태 및 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 비율 91.4%의 은행 내 2차 정규직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리다.
중규직, 준정규직, 반정규직, 유사정규직 등으로 불리며 일반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존재하는 2차정규직은 임금, 승진, 노동조건 등에서 일반 정규직과 차별 대우를 받고 정규직 노동시장에 온전히 편입하지 못한 채 별도의 직군으로 고착화 되고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종선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은행권 내 2차정규직의 연령대는 30대(54.7%)가 절반을 넘었으며 주로 입출금 창구, 상담창구, 텔러, 등을 맡고 있었다.
연구에 응답한 2차정규직 중 ‘공정한 승진’을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43.4%에 달하고 ‘전혀 그렇지 않다’는 대답 또한 32.0%에 이르는 등 승진제도에 대한 불이익이 심각했다.
‘인사평가’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경험한 경우가 68.3%(그렇지않다 46.1%, 전혀 그렇지 않다 22%)에 이르렀다.
이들 중 임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80.4%(불만 46.2%, 매우불만 34.2%)였는데, ‘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임금이 차이나서’라는 이유가 40%를 차지했다. 반면 ‘현재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이 낮아서’는 16%에 불과했다.
시간외 근무보상 또한 ‘일부만 받는다’ 49.1%, 보상받지 못한다 19.0%로 응답자 중 절반 넘는 수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 부소장은 지차 정규직이 차별 없는 완전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금격차 및 호봉체계 수정 등 차별을 해소하고 무기계약직을 정규직 전환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시간외 근무시간을 인정하고, 고충처리를 위한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번 토론회를 토대로 2차 정규직의 처우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의원은 "대부분 은행의 상당수가 2차 정규직인데, 이들의 승진 문제는 유리천장이 아닌 콘크리트 천장 수준"이라며 "비정규직의 완전한 정규직화 물꼬를 10년 전에 그랬듯 금융노조에서 뚫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왼쪽)이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업계 제2정규직 관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기자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