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 권력서열 2위 리커창 총리, 3위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만나 양국 관계 정상화와 미래지향적 발전기반 마련에 나선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1일 오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13일부터 16일까지 3박4일 동안 중국을 국빈방문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14일 오후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예정된 환영식을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돌입한다. 시 주석과의 소규모 정상회담과 정부 관계자들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에 참석한다.
다만 양국은 정상회담에 따른 공동 성명이나 기자회견 대신 공동 언론발표문으로 양국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사드 문제를 놓고 이견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이 현안에 대해 서로 결합한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이 정치·외교 문제보다 경제·문화 교류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리 총리와 만나 양국 실질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장 상무위원장과 만나 북핵 해법과 양국 의회 교류협력 확대 방안 등도 이야기할 예정이다. 장 위원장은 우리의 국회의장 격으로 한국어(북한어)에 능통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방중 마지막 날인 16일엔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리고 그 후손들을 격려한다. 광복 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또 차세대 중국 정치 지도자로 평가받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갖는다. 충칭이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의 출발점이며,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만남이다.
청와대 측은 “수교 25주년 되는 해에 이뤄지는 문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은 한중간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간 우의를 돈독히 함으로써 양국간 교류와 협력을 본격적으로 정상화시켜 나가는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역내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심도있는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방문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