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11일 소집된 임시국회가 개회식도 열지 못한 채 첫날부터 공전했다. 국회의원 다수가 해외일정에 나서면서 정상적인 일정을 진행하지 못했고 각 당의 내부 사정과도 맞물리며 대부분의 상임위원회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통상 매주 초 열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간의 주례회동은 이번 주 순연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한·러 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6박8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함이다.
12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는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원내지도부 공백상황이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광주에서 열린 광주·전남 예산 보고대회에 참석차 국회를 비웠다.
전날 일본 출장길에 나선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58명은 12일 귀국한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오는 13~15일 일본 방문이 예정돼 있다. 정세균 의장 역시 같은 날 페루로 출국해 7일간의 일정을 소화한다. 국방위원들은 13일부터 일주일간 미국 하와이와 일본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고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각각 같은 날 출국해 3박4일간의 해외 일정을 예고했다.
상황이 이러자 2주밖에 안 되는 임시국회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시회 가운데 절반은 정상 가동이 어려워 보이는데, 이마저도 자칫 헛바퀴만 돌다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이날 열린 상임위는 국방위원회의 법률안심사소위원회 뿐이고 의사일정을 확정한 곳도 보건복지위원회의 18~19일 법안소위 및 20일 전체회의가 전부다.
국회가 정상화하더라도 올해 마지막 임시회에서 여야가 각 당의 주요입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강 대 강' 대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급한 민생법률이 한국당의 발목잡기로 지연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뒷거래식 날치기 법안통과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1일 소집된 임시국회가 개회식도 열지 못한 채 첫날부터 공전했다. 국회의원 상당수는 해외일정에 나서면서 정상적인 국회일정을 진행하지 못했고 각 당의 내부 사정과도 맞물리며 대부분의 상임위원회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