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의 최대 성과는 중국 정부가 사드 갈등에 따른 보복 조치를 사실상 철회했다는 점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양 정상은 한중관계의 ‘새시대’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협력의 틀을 정치, 안보분야까지 확장해 정상 간 소통 강화를 위한 ‘핫라인’을 가동한 사실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양국 관계가 해빙모드로 전환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이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는 의미의 ‘역지사지’와 지나간 것을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의미의 ‘관왕지래’의 정신으로 어려웠던 과거를 교훈으로 삼기로 했고 상호입장을 헤아려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제와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교류를 재개할 틀이 만들어진 것은 실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3대 원칙, 8개 협력방안에 담긴 양국 경제는 한중 관계 복원의 축약판이다.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77개 국장급 이상 정부 부처 간 협의채널의 전면 재가동,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개시는 양국 경협의 확대를 방증한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페이스북 라이브 프로그램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1일 300억원이었다”면서 “(이번 방중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거듭 ‘적절한 처리’를 주문한 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문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른바 ‘혼밥’을 논란으로 키우며 ‘굴욕외교’로 폄훼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행사를 준비해온 입장에서 그런 프레임(frame·관점 틀)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사드갈등 봉합과 경제협력 확대 등의 방중성과가 가려지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국빈 방중 후 지난 16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