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한국 여성소설의 원류로 평가받는 소설가 오정희의 작품집 다섯 권이 지난 15일 출간됐다. 그가 문학사에 남긴 족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추려지고 다듬어져 ‘오정희 컬렉션(문학과지성사)’이란 이름으로 나왔다.
작가는 1968년 단편 '완구점 여인'으로 등단해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질서 안에서 여성의 삶에 관한 소설들을 집필해왔다. 2003년 독일어로 번역 출간된 장편소설 ‘새’로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수상, 해외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문인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심진경 문학 평론가는 “한국 여성문학의 테마와 방법 대부분은 오정희의 작품을 근간으로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1990년대 이후 한국 여성문학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엔 오정희 소설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작품집은 첫 소설집 '불의 강'(초판 1977년)을 비롯해 ‘유년의 뜰’(초판 1981년), '바람의 넋'(초판 1986년), '불꽃놀이'(초판 1995년) 등 작가의 문학 50년의 전경을 돌아볼 수 있는 단편과 장편 소설들이 한데 엮였다.
작가는 "이번 작품집을 다듬는 과정이 '과거로의 시간 여행' 같았다"며 "글을 쓰고,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고 지난 50여년을 소회했다.
강원 원주시 박경리문학공원에서 열린 '토지의 향기를 찾아서' 행사에 참석한 소설가 오정희(가운데).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