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에 사는 여성들이 저조한 경제활동으로 인해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혼자의 경우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기도 어렵고 나이 들면 남편과 사별하는 경우도 많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 거주 성별 생활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17 성인지 통계'를 20일 발간했다. 성인지 통계는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성불평등을 보여주고 철폐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통계다. 서울시는 성인지 통계를 2015년부터 2년마다 발간하며 10개 부문(인구, 가족, 보육, 교육, 경제활동, 건강 및 환경, 복지, 정치 및 사회참여, 문화 및 정보, 안전), 43개 영역, 480개 통계지표로 구성한다.
2015년 서울에 있는 1인 가구 약 110만가구 중 54.1%인 60만3317가구는 여성이었다. 여성 1인 가구는 지난 2000년의 26만4905가구보다 약 2.3배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남성은 23만7340가구에서 51만1647가구로 2.2배 늘었다.
1인 가구의 성별 분포를 다시 연령별로 나눠보면, 여성의 경우 청년 33.1%로 가장 많은 가운데 노년이 27.9%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장년 19.2%, 중년 18.7% 순이었다. 남성은 청년 38.5%, 중년 29.6%, 장년 19.7%, 노년 11.0%의 순서로 파악됐다.
여성의 1인 가구의 숫자와 증가폭이 남성보다 더 큰 원인 중에는 남성보다 더 긴 수명이 있다. 65세 이상인 노년 여성 1인 가구는 16만8000가구로 남성 5만6000가구의 3배에 이르렀다.
여성은 나이 들어 홀로 남을 확률이 높은데도 노후 준비는 상대적으로 더 미흡했다. 2015년 전체 서울 시민 중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자는 여성 36.4%, 남성 26.4%였다. 지난해 30대 이상 서울 여성의 국민연급 가입률은 49.4%로 남성보다 21.5% 포인트나 낮았다. 65세 이상 여성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24.8%로 남성보다 26.7% 포인트 적었다.
노후 준비가 미흡해진 데에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급여활동이 영향을 끼쳤다. 여성은 일하는 사람의 비중이 남성보다 낮았으며, 일자리를 얻더라도 결혼하면 지속하지 못할 공산이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6%로 남성에 비해 19.2% 낮게 나타났다. 기혼 여성 취업자 중 고용계약 1년 이상의 상용근로자 비중은 44.2%로 미혼여성 61.1%보다 16.9% 포인트 낮은 반면, 남성은 기혼 54.1%와 미혼 53.6%로 0.5%p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2017년 성인지 통계는 책자로 발행해 지자체와 시립도서관, 대학교 등에 배포하며 서울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에서도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배현숙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이번 성인지통계 작성이 성별 특성을 파악하고 각 부문별 맞춤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매년 테마별 성인지통계를 작성해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8일 정진엽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홀로 사시는 어르신을 위한 사랑 나눔의 장’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