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에스컬레이터의 추가 사고를 막고,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구한 시민들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의인상을 받았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담당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를 막은 대학생 이정현 씨와 심폐소생술로 인명을 구한 박용기·김지웅·박연주 소방관, 김지운 간호사 등 5명을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중부대학교 학생인 이정현 씨는 지난 9월11일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승객이 넘어지면서 아래 서 있던 다른 승객도 넘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씨는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추가 사고를 막은 뒤 119구조대에 신고했다.
지난 11월8일에는 4호선 남태령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에서 응급환자가 있었다. 퇴근 후 지하철을 타고 가던 서울소방본부 박용기 소방관, 강남소방서 영동119센터 김지웅 소방관, 서울성모병원의 김지운 간호사가 옆 칸에서 달려와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병원 관계자는 심폐소생술이 생명을 구하는데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소방관은 “할아버지가 의식이 돌아와 고맙고 행운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퇴근길에 오르던 서초소방서의 박연주 화재진압대원은 의식과 맥박이 없는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했다. 박연주 소방관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승강장에서 환자를 발견하고 의식을 회복시켰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1일 공사 본사에서 이씨와 박용기 소방관에게 감사패와 포상금을 수여했다. 22일에는 의인들의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김지웅·박연주 소방관과 김 간호사의 일터를 각각 방문해 시상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선뜻 도움을 준 다섯 의인의 희생 정신이 귀중한 생명을 살렸다”며 “매일 700만명이 바삐 다니는 지하철에서 직원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사고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는 숨은 의인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부대학생 이정현 의인(왼쪽 두 번째), 서울소방본부 소방관 박용기 의인(왼쪽 세 번째)이 21일 서울교통공사 본부에서 의인 감사패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