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잠정합의안에 반대해 연내 타결이 무산됐다. 올해 남은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내 타결은 무산됐다.
노조는 23일 전체 조합원 5만890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를 묻는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4만5008명(투표율 88.44%) 가운데 반대 2만2611명(50.24%), 찬성 2만1707명(48.23%)으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성탄절 직후인 26일 교섭팀 회의를 열어 새로운 협상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사 양측 모두 최대한 신속히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연내 타결은 불가능해졌다.
부결 원인은 예년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 인상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노조 관계자는 "부결된 이유는 임금이 예년 수준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앞서 19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39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잠정합의안 가운데 임금 부문은 5만8000원 인상, 성과금과 격려금 300%+280만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이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높은 임금 7만2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지난해 합의안 역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뒤 재교섭을 통해 다시 통과됐다.
노사는 또 올 임단협에서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을 추가로 특별고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사회공헌협의체도 만들어 3년간 30억원의 사회공헌 특별기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의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로 기아차 역시 임금협상 타결이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기아차는 노조에 기본급 5만5000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300% + 2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고 22일까지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모두 19차례의 파업을 벌였고, 회사는 이 때문에 6만2600여대(약1조31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윤갑한 사장(오른쪽)과 하부영 노조 지부장이 10월 3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임단협 교섭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