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년 3조735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영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으로 대변되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중소기업 정책자금 사업에도 그대로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용계획 발표' 자리에 직접 발표자로 나서 "내년도 중기 정책자금 운용의 핵심은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돕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내년 중기 정책자금 운용의 큰 틀을 ▲일자리 중심 정책자금 공급 ▲혁신성장 자금 대폭 확대 ▲정책자금 제도 혁신 추진 등 세 가지로 나눠 발표했다. 먼저 중기 정책자금 심사·평가체계를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를 위해 고용창출 기업, 일자리 안정자금 수급기업, 성과공유 기업에 대한 평가가 우선적으로 이뤄지도록 '정책우선도 제도'를 개편한다. 이를 위해 일자리 부문 평가배점을 10점에서 20점으로 대폭 상향했다. 기존에는 수출기업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기술·사업성이 우수한 예비창업자와 창업기업(업력 7년 미만)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린다.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창업기업지원자금'의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2160억원 증액된 1조8660억원으로, 중기 정책자금 전체 3조735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아울러 스마트공장 추진기업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3300억원 규모의 전용자금(제조현장 스마트화 자금)도 신설한다.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참여기업, 신기술·신산업 분야 영위기업 등을 대상으로 전용자금을 적극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정책자금 제도는 철저히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된다. '기업 자율 상환제도'를 신설해, 기존 월 또는 분기별로 상환해야 했던 것을 기업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원금을 상환하도록 했다. 다만 만기에 원금 상환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거치기간 후부터 일정금액 이상의 상환금액을 분할 지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기 상환 패널티'도 전면 폐지해 기업이 여유자금이 생기는 경우, 불이익 없이 언제든 조기에 상환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업 자율 상환제도가 정책자금 운용의 재정 건정성 악화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자율 상환제도는 기본적으로 수요자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재정 건정성 문제에 대한 부분은 정책 계획에 앞서 모두 검토했다"며 "만약 이 제도를 악용하는 기업이 있다고 해도, 매우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기 상환으로 자금 운용 계획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책자금의 이자율이 매우 낮아 다른 금융기관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조기 상환된 자금이 곧바로 다른 곳에 집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 장관은 그간 자금 중복지원 등 부적절한 자금 집행이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해 "이전에 (정책자금이) 낭비되고 있는 부분이 있었는지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전부 다시 들여다보겠다"며 "정책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조사를 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장관은 "이 조사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중에 정책자금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2018년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용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