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파리바게뜨 제빵사 직접고용 사태'가 본사와 노조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며, 결국 해를 넘길 전망이다. '직고용' 원칙에서 물러섬이 없는 노조와 '합작사'만이 대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파리바게뜨 본사의 온도차가 극명하다. 이로인해 내년으로 넘어가도 쉽게 실마리를 찾을지도 미지수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법적 공방이 예고된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내년 1월, 본사와 노조의 2차간담회가 예정된 가운데 이 자리에서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기한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취소 소송(본안소송)'이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본부와 제빵사가 가입된 양대노조(민주노총·한국노총)는 오는 1월 3일 2차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는 본사와 노조가 갖는 두 번째 만남이다. 지난 1차 간담회에선 본부측이 점주와 협력사가 포함된 3자 합작회사 '해피파트너즈'를 통한 고용 입장을 고수했고, 노조 역시 '본사 직고용' 원칙을 굽히지 않으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근 고용부는 파리바게뜨에 과태료 162억7000만원(제빵사 1인당 1000만원)을 1차로 부과한다고 사전통지한 바 있다. 1차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대상은 불법파견으로 인한 직접고용의무 대상자 5309명 중 현재까지 직접고용거부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은 1627명에 해당된다. 이는 전체 5309명 제빵사 가운데 직접고용거부 확인서를 제출한 3682명을 제외한 나머지 제빵사들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제빵사들의 동의서를 계속 제출할 예정이어서 고용부가 사전통지한 과태료는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가 추진하는대로 '해피파트너즈'라는 합작사로 고용문제를 해결할 경우 현재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700여명 등 일부 제빵사들의 고용문제는 장기 표류하게 됐다.
결국 다음달 3일 열리는 2차 간담회가 열쇠를 쥐고 있고 있는 셈이다. 이미 고용부는 동의서를 제출한 제빵사들의 해피파트너즈 직고용을 인정하며, 노사 간담회를 통해 합의안을 내놓을 경우엔 과태료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차 간담회는 이해당사자인 각 노조 소속 제빵사들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좀 더 열린 대화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직고용' 외에 어떤 방안도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한 민노총의 강경한 태도를 감안하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고용부는 1월 중으로 최종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1월 중 2차 조사를 통해 최종적인 부분이 확인되면 그 인원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2차로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파리바게뜨 가맹본부가 고용부 산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상대로 낸 본안소송 첫 심리를 내년 1월24일 오전 11시 진행한다. 본안 소송에서 파리바게뜨측이 승소하게 되면 고용부의 직고용 시정지시 자체가 무효가 되며 이번 사태도 우선 일단락된다.
다만 장기간 법적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본안소송 외에도 민주노총이 파리바게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어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부가 1차 과태료 부과일을 데드라인으로 준 만큼 파리바게뜨는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짓기 위한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본사의 직접고용은 부담이 큰 만큼 노조보다는 제빵사들을 설득하는 과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제빵기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