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012330)가 중소 업체와 공동으로 신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등 상생협력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차량 한대에 부품 2만~3만개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품 개발은 자동차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산업용 신소재' 전문기업인 한국클래드텍과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차 부품 '구리 저함량 클래드 메탈 버스바'가 차량경량화를 이끈 신소재로 평가받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현대차(005380)와 함께 지난해 '장영실상'을 공동수상 하기도 했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이 아닌 산업용 신소재 기업 한국클래드텍과 협업한 결과로 협력사의 판매처 확보는 물론 매출확대로 이어진 대표적인 상생협력 사례로 꼽힌다.
클래드 메탈은 두개 이상의 서로 다른 금속을 융합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금속소재를 말한다. 클래드는 '입히다'라는 뜻으로 순수금속에 비해 더 좋은 기능 구현을 위해 가공한 것이다. 버스바는 전기를 통하게 하는 전도체로 클래드 메탈 버스바는 쉽게 말해 '금속 복합재 전도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한국클래드텍과 공동개발한 클래드 메탈 버스바는 '구리-알루미늄-구리'의 3층 구조로 이를 버스바 부품으로 생산해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1년 신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친환경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구리 사용량이 최대 8배까지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구리는 전도성이 높은 반면 밀도가 높아 차량경량화를 위한 새로운 소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먼저 신소재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경험과 설비를 갖춘 회사를 찾았다. 대구에 위치한 한국클래드텍이었다. 한국클레드텍은 국내 산업용 신소재 전문기업으로 독보적인 위치였지만, 자동차 전장부품용 소재개발은 처음이었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한국클래드텍 사업장을 방문하고 담당자를 여러 차례 만난 끝에 양사의 신소재 개발이 시작됐다.
현대모비스는 값비싼 원자재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국내기술로 소재분야를 개발할 수 있었고 한국클레드텍도 자동차 전장부품 산업으로 진출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판단했다. 양사는 신소재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구리와 알루미늄을 가공하고, 이를 제조하는 과정은 방대한 물량을 시험생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최적의 구리함유량과 접합강도를 산출하고, 한국클래드텍은 압연·열처리 공정 최적화를 담당했다.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기존 구리에 비해 밀도를 절반 가까이 줄인 신소재를 생산했다. 자동차 부품에 적합한 신뢰성을 확보한 경량 클래드 메탈이 빛을 본 것이다. 현대모비스와 한국클래드텍이 개발한 클래드 메탈을 가공한 버스바는 파워트레인컨트롤유닛(PCU)과 배터리 부품으로 생산돼 현대차 아이오닉EV와 PHEV에 장착됐다.
그램 단위로 차량경량화에 매진한 완성차, 신소재 개발을 위해 전국을 누비며 연구활동을 벌인 현대모비스, 자동차 전장부품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소재기업간 삼박자가 이뤄낸 모범사례다. 한국클래드텍은 이를 계기로 자동차산업으로 매출을 확대한 것은 물론 건설·가전 등 다른 산업부문에서도 주목받게 됐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한국클래드텍 외에도 다른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삼화전자’와는 친환경차용 '연자성 코어'를, 경기도 김포의 '아모그린텍'과는 '나노결정립리본코어'를 개발했다. 특정분야에 장점을 가진 중소기업과 미래자동차부품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윈윈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부품공급처를 제공하고 기술자립도 지원한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 '일곱가지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협력사 자금조성,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협력 등을 통해 2·3차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산업용 신소재’ 전문기업인 한국클래드텍과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자동차 부품용 ‘구리 저함량 클래드 메탈 버스바’ 사진/현대모비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