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오는 3월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될 예정이어서 교체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 등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총 28명 중 24명의 임기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만료된다.
KB금융(105560)지주 사외이사 7명 중에서는 최영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유석렬·이병남·박재하·김유니스경희·한종수 사외이사 등 총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15년 선임된 인물들로 작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가 첫 임기 2년을 채운 뒤 1년 단위로 연임해 최장 5년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6명 모두 3월 주총에서 1년 추가 연임이 가능하다.
총 10명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인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에서는 오는 3월 8명의 임기가 끝난다. 박철 이사회 의장과 이상경·이만우·히라카와 유키·필립 에이브릴·이정일·이성량·이흔야 사외이사 등이다.
신한금융에서는 최장 6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선임돼 오는 3월 6년을 채우는 이상경 사외이사는 교체가 불가피하다.
하나금융지주(086790)에서는 윤종남 의장과 송기진·김인배·윤성복·양원근·박원구 사외이사 등 7명 중 6명이 교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윤종남·송기진·김인배 사외이사는 4년째, 윤성복·양원근 사외이사는 3년째 활동 중이다.
농협금융지주에서는 4명의 사외이사 모두가 교체 대상이다. 2014년 4월 선임된 손상호 사외이사를 비롯해 민상기 이사회 의장, 전홍렬·정병욱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된다.
이처럼 상당수 사외이사의 임기가 곧 만료되지만 최장 임기를 채우지 않은 만큼 연임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들 금융지주 중 KB금융만 사외이사의 최장 임기를 5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나머지 금융지주는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기 때문에 대규모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지주회사 부문검사에서 사외이사 선임 관련 객관성 및 투명성 강화 등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주주 및 외부 자문기관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하나금융 이사회 지원부서 및 이사회 소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해당 업무를 수행해왔다.
또 주주참여형 사외이사 도입 요구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대규모 교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국민은행 노조)는 작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실패한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을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재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국민은행 노조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으나 17.78%의 찬성률을 얻는데 그쳐 부결됐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이 지금까지 사외이사 교체폭을 조절해온 만큼 대규모 교체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일시에 대거 교체할 경우 이사회 안전성과 근무 연속성 등에 차질이 생기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금융지주사들이 이를 감안해 사외이사를 교체해온 만큼 전체 임기 만료 사외이사 중 절반가량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