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27일 중국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19기 2중전회)를 올 1월에 개최한다고 결정했다. 19기 1중전회는 헌법 수정을 건의하고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보고를 청취하는 자리다. 2018년 당풍 청렴건설과 반부패 업무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치국 회의가 주목받는 것은 두 가지 점 때문이다. 2중전회 개최시기가 한 달 가량 앞당겨진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헌법 수정 관련하여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헌법에 삽입되거나 국가주석 임기와 관련한 변화가 있을지 여부다. 이 두 사안 모두 시진핑 권력 강화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1중전회와 2중전회의 핵심 의제는 사실 인사(人事)다. 매시기 1중전회는 당대표대회 폐막 이후 바로 다음날 개최돼 중앙 주요 지도자, 예컨대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앙 지도자를 뽑거나 중앙서기처 구성원 인선 안을 통과시키고, 중앙군사위원회 구성원을 결정한다. 즉 1중전회는 주로 당의 주요 인사의 인선이 주요 의제다. 2중전회 역시 사실상 국가기구 등에 배치할 인선 안을 조정하고 결정하는 회의다. 물론 국무원 기구개혁 등도 논의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인선에 관련된 내용이다. 따라서 대부분 2중전회는 3월 양회(兩會, 전국인대와 전국정협)가 개최되기 바로 직전에 개최된다. 당내에서 논의된 사상을 추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18기 2중전회는 2013년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됐다. 17기 2중전회는 2008년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됐다. 16기 2중전회는 2003년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됐고, 15기 2중전회는 1998년 2월25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14기 2중전회는 1993년 3월5일부터 7일에 걸쳐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19기 2중전회는 보통 양회가 3월초에 열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려 한 달이 넘게 앞서 열리게 된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헌법 수정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이미 작년 12월27일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했다. 따라서 1월에 열릴 예정인 19기 2중전회는 국가기구의 인선과 함께 헌법 논의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구 인선은 당 인사에서 보직을 받지 못한 후춘화가 국가부주석이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후계구도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왕치산의 국가부주석 기용설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강화 특히 집권 연장과 관련하여 헌법 수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국내외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헌법 총강에서 시진핑이 선언한 신시대의 의미를 헌법적 가치로 어떻게 그려낼지 그리고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이어 헌법에도 삽입할지도 관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동안 헌법 수정은 총강, 공민의 기본권리, 국가기구, 국가와 국휘 등 부분에서 1988년, 1993년, 1999년, 그리고 2004년 네 번 수정이 이뤄졌다. 매시기 대표적인 헌법 수정 내용을 보면 1988년에는 사영경제와 사회주의공유제 내용이 추가되었고, 1993년에는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이 추가되었으며 1999년에는 덩샤오핑 이론이 추가되었으며, 2004년에는 삼개대표론 등이 추가되었다. 따라서 이번 3월 전국인대에서 헌법 수정이 이뤄진다면 헌법 총강에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중국이 신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한 이상 당장에 이어 헌법에도 이 부분을 추가하여 완결된 헌법에 기반한 통치 근거를 마련할 수도 있다.
국가기구 관련해서는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한 재조정이나 재규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가주석의 실질적인 역할을 강화하고 헌법에 기반을 둔 이른바 의법치국의 거버넌스를 구현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은 당연히 시진핑 주석의 권력 강화, 집권 연장과 안정화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명분을 어떻게 축적하여 당내 합의와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이끌어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아직 시진핑 주석 본인의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헌법 수정을 19기 2중전회에서 다루고 전국인대까지의 시간도 한 달 가까이 확보한 이상, 헌법 수정과 관련한 치열한 당내 논의는 1월 중국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