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OLED로의 사업 전환을 서두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0년까지 OLED TV 판매 목표를 650만대 이상으로 높여 잡고, 이를 위해 총 20조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려나간 OLED TV는 170만대였으며, TV용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한다.
한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시장 경쟁 심화와 판가 하락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OLED TV 판매량이 크게 늘고 LCD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올해도 OLED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가운데)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전략에 대해 밝혔다. 사진/LG디스플레이
한 부회장은 "현재 OLED 판매 비중이 전체의 10% 정도인데, 2020년에는 40% 정도로 늘리고 싶다"면서 "현재 글로벌 업계에서 OLED 진영에 13개 업체가 참가하고 있는데, 메이저 중국업체를 포함해 2곳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POLED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 시장 지배자인 삼성을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한 부회장은 "6세대 POLED 라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규 라인도 적기에 양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와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OLED 조명 사업 등 신사업도 육성한다. 또 차별화된 LCD 제품을 늘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OLED의 새로운 허브인 중국 광저우공장 건설 승인 지연에 대해서는 "계획보다 3개월 정도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초 세웠던 2019년 하반기 가동 계획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파주 공장의 경우 지하를 파는 데 3개월 걸렸지만 중국은 이미 기초공사는 해놨고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인력 추가 투입에 따른 비용 상승은 있겠지만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한 부회장은 전날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을 전격 공개하면서 연내 판매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당장 상용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그는 "마이크로LED는 LCD 설비로는 생산이 어려운 대형 사이즈의 경우 분명한 메리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기술적 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두 개는 시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겠지만 상용화 시점은 비용과 생산성에 달렸다"며 거듭 비관적 견해를 내놨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도 "마이크로LED TV를 초고화질급으로 만들려면 약 2500만개의 LED를 박아야 하는데 1개당 1원이라고 해도 2500만원이고, 회로와 기판까지 포함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상상도 못할 가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