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지방금융 지주사들이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부재와 비위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왼쪽부터) JB금융, BNK금융, DGB금융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9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JB금융과 BNK금융·
DGB금융지주(139130)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의 1002억원보다 56.18%(563억원)늘어난 규모다.
이 같은 실적호조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개선과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이자마진 순증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곳은 JB금융이다.
JB금융은 올 4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 매출액 전반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 4분기 JB금융의 순익은 344억원으로 1년 전(138억원)보다 148.9%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307.2% 뛰며, 매출액은 9.4% 늘어난 4610억원으로 점쳐졌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은의 작년 지배주주순이익은 1858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이 예상된다”며 “이자이익과 광주은행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4분기에는 명예퇴직과 보수적 충당금 적립으로 판관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순이익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순이익을 가장 많이 거둔 곳은 BNK금융으로 추정됐다. BNK금융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1년 전보다 40% 늘어난 680억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상반기 자사주가 조작혐의로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구속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CEO리스크는 예상 외로 적은 셈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85억원으로 2016년 4분기보다 11.8% 감소했다. 이는 지방금융지주 실적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99억원으로 4.8%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표/에프앤가이드
김 연구원은 “작년 지배주주순이익은 1년 전보다 1.4%줄어든 4947억원으로 예상된다”며 “NIM 상승과 원화대출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김지완 신임 회장의 선임 이후 빅배스(Big bath)로 보수적 대손충당금전입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DGB금융의 경우, 작년 4분기 541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순익은 2016년 4분기(378억원)와 비교하면 43.1%가 늘어나는 규모다.
작년 한해 박인규 DGB금융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대구은행의 성희롱 사태 등이 제기됐지만 실적에 미친 영향은 크게 없는 모습이다.
실제 작년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도 각각 39.9%, 8.8% 확대된 665억원, 47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배당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12월 대구은행은 1주당 735원의 중간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1000억원이며, 지주사인 DGB금융지주가 전액 수령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4분기 NIM은 2.24%로 전분기대비 0.05~0.06%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2015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던 2.10~2.20% 밴드를 상향 돌파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2014~2015년 대규모로 취급했던 저금리 집단대출의 만기 도래 효과로 인해 향후 NIM 개선 추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경쟁 지방은행과 달리 건전성 우려가 거의 없고, 배당성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