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이번주는 글로벌 유동성 완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재와 소재 등 경기민감주로의 종목 확산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주 발표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감 역시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는 이번주 코스피밴드를 2460~2540포인트로 전망하면서, 주요국의 경제 지표와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등을 변수로 지목했다.
연초 이후 대형 IT주의 부진으로 코스피지수가 정체하는 가운데서도 경기소비재와 산업재 등 지난해 소외됐던 업종은 반등세가 뚜렷했다.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주요국의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련주의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발표되는 중국의 12월 수출입지표 가운데 원자재 수입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 "중국 당국의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공급 긴축 강도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원유, 구리 등에 대한 수입량이 늘어날 경우 중국 내 인프라 수요 모멘텀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증가세로 전환했다"면서 "이는 달러 표시 자산수요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비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은 신흥국 증시 모멘텀과 함께 상품 가격의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 조정에 따른 IT주 불안은 단기적으로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기존 주도주의 숨고르기에 따른 업종 순환매 압력은 커지고 있다.
이재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IT업종의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데, 단기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삼성전자 실적 조정의 주요 원인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이익 모멘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현재까지 D램 가격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IT주가 숨고르기하는 동안 4분기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철강을 비롯해 화학, 기계 업종 등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윤서 연구원은 "작년에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와 금융 등 시총 상위주들의 이익 모멘텀은 올 들어 둔화하는 반면 부진했던 섹터들은 기저효과와 함께 대내외 환경 변화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대변하는 경기민감주들 중심의 상승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정부의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은 코스닥의 장기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거라는 평가다. 12일에는 장 중 4%까지 급등하면서 사이드카(sidecar)가 발동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870선을 돌파했다. 김윤서 연구원은 "거래소의 코스피, 코스닥 통합지수 신설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유인책 등 수급 환경이 긍정적인 데다 이익 모멘텀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수 있지만 장기 상승 추세의 초입이라는 기존 전망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주는 산업재와 소재 등 경기민감주로의 종목 확산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급 개선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