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세계 1등 사운드 연구소!"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 앨런 디밴티(Allan Devantier) 삼성전자 상무는 "음악가와 엔지니어 등 음악 전문가들이 오디오를 만들면서 원작자가 의도한 바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최적의 오디오 기기를 연구하는 곳"이라며 "이곳이야말로 세계 1등 사운드 연구소"라고 자신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방문한 삼성 오디오랩은 264평 규모로, 무반향실과 청음실 등 업계 최고의 연구시설을 갖춘 음향 전문 연구기관이다. 스피커의 진동을 실시간 측정하는 첨단 컴퓨터 장비는 물론 소리를 100% 흡수하는 무반향실, 여러 음향기기를 선입견 없이 비교할 수 있는 블라인드 테스트실, 음향의 반사를 느낄 수 있는 청음실 등은 세계 유수의 사운드 전문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현지 직원들의 설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발렌시아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 전경. 사진/삼성전자
오디오랩 곳곳에는 비틀즈, 마이클잭슨, 퀸 등 유명 가수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디밴티 상무는 "컴퓨터만 파고드는 공부벌레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운드를 연구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오디오랩의 임직원은 박사 4명과 석사 7명을 포함해 모두 23명이다. 이들의 오디오 분야 경력을 다 합치면 무려 300년이 넘는다고 한다. LA 로컬 밴드에서 활동하며 지금까지 음반 4개를 낸 직원이 있는가 하면, 한 달에 한 번은 지역을 돌면서 1980년대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연하는 직원을 포함해 밴드 디러머, 클래식 악기 연주자 등 현직 뮤지션도 8명이나 있다.
앨런 디밴티 삼성전자 상무가 오디오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디오랩의 무반향실은 삼각기둥 모형의 유리섬유가 사방으로 채워져 있었다. 소리 흡수에 가장 탁월한 유리섬유가 소리의 울림을 100% 가까이 흡수한다. 삼성전자는 이곳을 스피커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공간으로 사용한다. 다른 기업의 무반향실에는 로봇이 스피커 성능을 점검하지만, 삼성전자는 로봇 대신 90도 각도로 움직이는 막대에 마이크로폰을 달았다. 로봇에 부딪히는 소리의 울림까지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무반향실을 나와 찾은 청음실에서는 직접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오디오를 켜고 청음실을 거니는 동안 위치에 상관없이 또렷하고 풍부한 사운드가 들렸다. 디밴티 상무는 "오디오 기기 구매시 스피커의 음향 수준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사운드 기술력 내재화라는 목표로 2013년 말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오디오랩의 무반향실. 사진/삼성전자
전문 인력과 최첨단 시설이 시너지를 내면서 삼성전자 오디오랩은 출범 이후 단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냈다. 2015년 CES에서 무지향성 무선 360도 오디오를 내놨고, 이번 CES에서는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4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저음을 내는 우퍼 4개를 포함해 7개의 스피커 유닛을 내장해 풍부한 사운드를 내는 슬림형 사운드바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1억9000만달러로 추산된 전 세계 사운드바 시장에서 점유율 23%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뛰어난 화질 기술로 소비자의 눈을 만족시킨 것에 이어 이제는 소비자의 귀까지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