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의 국내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라와 함께 세계 2대 패스트패션 메이커로 꼽히는 H&M은 오는 27일 명동에 1호점을 열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H&M 명동 매장은 4층 2600㎡(약 780평) 규모로 단일 매장으로는 이랜드 스파오(2875㎡) 다음으로 크다.
지난 1947년 스웨덴에서 출발한 H&M은 현재 35개국 2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의류와 언더웨어, 액세서리, 화장품 등 패션 제품을 판매하며 지난해 약 18조6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M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저가와 매일 신제품을 내놓는 생산시스템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패스트패션의 대표주자인 만큼 H&M은 매일 새로운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 잡고 있다.
H&M은 명동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올 가을 국내에 두 번째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H&M의 국내 진출로 관련 업체들의 대응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오는 5월 명동에 여성복 SPA 브래드 미쏘(MIXXO) 1호점을 열고 패스트패션 주도권 쟁탈전에 뛰어든다.
20~40대 여성을 주 타깃층으로 삼은 미쏘는 총 5개 라인에 이너웨어와 잡화가 포함된다.
이랜드는 연간 1만개 이상의 디자인을 선보여 국내 패스트패션계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미쏘의 평균 가격대는 라이벌인 `자라`의 60%에 불과하고, `H&M`에 비해선 20%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여 가격경쟁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랜드는 "스파오가 유니클로에 맞선 브랜드라면 미쏘는 `자라`와 `H&M`을 정조준했다"고 밝혔다.
명동에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니클로는 지방 매장 확대로 H&M의 시장 진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태우 유니클로 PR매니저는 "현재 패스트패션 시장은 미성숙 시장으로 관련 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니클로는 당장의 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시장 영향력을 지방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26일 서울 타임스퀘어점과 대전점을 오픈하며 국내 매장을 46개로 늘릴 계획이다.
하루 6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에 성공한 자라 역시 올해 하반기 중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건국대 스타시티점을 오픈하며 서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희승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H&M의 고객층이 자라나 유니클로 등 기존 패스트패션 업체들의 고객층과 겹치는 만큼 해당 업체들의 판매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겠지만 전반적인 업계 영향은 고객 반응과 경쟁사들의 대응전략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우리나라 패스트패션 시장이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H&M 진출로 관련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많은 업체들의 시장 진출과 업체들간에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